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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 정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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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03회 작성일 18-08-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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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정영효



숨을 곳을 마주친다

어둠이 열리는 어딘가, 벽이 시작되는 어딘가

다가온 옆을 기억하는


그런 곳으로 돌면 왼손이 있을 수 있고

두려움이 닥칠 수 있고 목격자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밝혀졌으므로 사라지는 흔적처럼

뜻밖의 일이 생길수록 믿음은 어지럽다


그때부터 자신을 알게 된다

겪지 못했던 곳에 남겨진다

거의 맞춰졌다고 방심하는 동안

비밀은 회전하고 있다


어려운 결정에 누군가는 중지(中指)를 세운다

반대자가 되어 불쑥 일어선다

구석이란 미처 둘러보지 못한 앞이었으니까

다른 쪽을 가지며 나는 조금씩 물러난다


그런 곳에서는 적이 만들어질 수 있고

아직 남은 내 얼굴이 있을 수 있고


막혀버린 대화의 어딘가에

뒤집기 힘든 오해의 어딘가에

좁아진 말이 기다린다


이유를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


— 정영효 시집『계속 열리는 믿음』(문학동네, 2015)에서

 


 

jungyh.jpg


 

1979년 경남 남해 출생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계속 열리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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