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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 손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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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26회 작성일 18-08-22 14:44

본문

이슬

 

   손진은

 

 

왕관처럼 그걸 둘러쓰고 있었다

콩밭도 바랭이도 감나무 잎새도

바알간 발가락의 새들도

 

새벽 밭길 가다보면

내 무릎에서 깨지는 고 투명한 심장들이

안쓰러웠다

 

대기가 추위와 붙어 낳은 왕자들

하늘 품에 안겨 있다가

벌레소릴 배음으로

사운거리며 장가드는 그들을

 

손 내밀어 반기는 천지의 신부들

몰래 솟구치는 꽃망울들

 

소나기 말고

장맛비는 더더욱 말고

 

매일 밤 자는 머리맡에

몰래 타는 목 적셔주는

또록또록 뜬 눈동자 같은 것 있었으면 싶었다

 

가끔 부릴 죽지에 묻고 있다가

해가 보금자리 걷어내면

날개 파닥이며 돌아가기도 하는 그들

 

- 월간문학2018. 4월호

 

 

 


손진은~1.JPG


경북 안강 출생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5년 매일신문 시평론에 당선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눈먼 새를 다른 숲에 풀어놓고

저서 현대시의 미적 인식과 형상화 방식 연구』 『한국 현대시의 정신과 무늬

현대시의 지평과 맥락』 『현대시의 미적 인식과 형상화 방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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