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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소원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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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33회 작성일 18-09-03 09:46

본문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작과비평, 2018)에서

 

 

안도현.jpg
 

 1961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81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당선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 『그리운 여우 』
『그대에게 가고 싶다』『외롭고 높고 쓸쓸한』 『바닷가 우체국』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 다수
1996년 제1회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제13회 소월시문학상, 2005년 이수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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