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몽 / 정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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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5회 작성일 18-10-19 13:33본문
와불몽臥彿夢
정대구
전라도 어딘가에 한 천년 잠들어 누워 있다는 와불에게로 못 가고
한 번도 못 가보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드는 이 밤
조용히 그러나 명령조로 내가 와불을 불러올렸습니다.
이리와 와불
와, 그랬더니 참말로 와
순한 와불이 순순히 일어나 나에게로 와
내 옆에 나란히 누우니까 나도 와불 된 듯
곧 깊은 잠에 빠져들어
한동안 한 천년 흘렀는지
꿀잠 깨어
팔다리 쭉 뻗어 기지개 켜고 일어나 보니까
금새 와불선생은 온데간데없고
밤새 지구를 굴려온 커다란 바퀴
낯선 태양이 나를 기다리는 특별한 아침이었습니다
―계간 《애지》 2017년 봄호
1936년 경기도 화성 출생
숭실대학 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문학박사)
1972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당선
저서로는 시집으로 『나의 친구 우철동씨』『겨울 기도』『무지리 사람들』『우리들의 배게』
『두 귀에 바퀴를 달고』『수색쪽 하늘』『남촌에 전화를 걸며』『쌀을 씻으며』『만날 수 있을까』
수필집 『녹색 평화』 논문집 『김삿갓 연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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