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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 홍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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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5회 작성일 18-11-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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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홍일표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빈 그릇에 담긴 것은 다 식은 아침이거나 곰팡이 핀 제삿밥이었다 콜로세움의 노인도 피렌체의 돌계단 아래 핀 히아신스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다시 보지 못한다는 것은 유적의 차가운 발등에 남은 손자국만큼 허허로운 일이나 한 번의 키스는 신화로 남아 몇 개의 문장으로 태어났다 불꽃의 서사는 오래가지 않아서 가파른 언덕을 삼킨 저녁의 등이 불룩하게 솟아올랐다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지상의 꽃들은 숨쉬지 않았다 눈길을 주고받는 사이 골목은 저물고 나는 입 밖의 모든 입을 봉인하였다 여섯시는 자라지 않고 서쪽은 발굴되지 않았다 삽 끝에 부딪는 햇살들이 비명처럼 날카로워졌다 흙과 돌 틈에서 뼈 같은 울음이 비어져나왔다 오래전 죽은 악기였다 음악을 놓친 울림통 안에서 검은 밤이 쏟아져나왔다 나는 다만 노래를 가지러 왔다



 

1958년 출생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안개, 그 사랑법 』『순환선 』『혼자 가는 길 』『살바도르 달리風의 낮달』.
산문집 『 죽사발 웃음 밥사발 눈물』, 민담집 『 산을 잡아 오너라』
『닭을 빌려타고 가지 』『매혹의 지도』『밀서』,평설집 『홀림의 풍경들』『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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