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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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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89회 작성일 15-12-16 10:52

본문

좋은 시절

 

   장석주

 

튀긴 두부 두 모를 기쁨으로 삼던 추분이나

북어 한 쾌를 끓이던 상강(霜降)의 때,

아니면 구운 고등어 한 손에 찬밥을 먹던

중양절(重陽節) 늦은 저녁이었겠지.

 

당신과 나는 문 앞에서

먼 곳을 돌아온 끝을 바라본다.

물이 흐르는데

물은 제 흐름을 미처 알지 못하고,

정말 가망이 없었을까?

 

작별의 날이 세 번씩이나

왔다 가고,

마음은 철없는 손님으로 와서

가난을 굶기니 호시절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고

또 다시 내일의 어제일 것이니,

 

오늘은 당신과 나에게도

큰 찰나!

 

잿빛 달 표면 같은 마음으로

기쁨이 날개를 활짝,

 

 

1954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시부문 신인상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가작
고려원 편집장 역임, 청하 편집발행인 역임

시집 『햇빛사냥』『완전주의자의 꿈』『그리운 나라』『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어떤 길에 관한 기억』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크고 헐렁헐렁한 바지』『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물은 천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붉디붉은 호랑이 』『절벽』『몽해항로』『오랫동안』『일요일과 나쁜 날씨』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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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 순간이 큰 찰나(刹那)!

추분이나 상강은 24절기 중 하나.
음력에서는 보름 간격으로 절기를 만들어 한 달에 두 번 꼴로 모두 24절기로 한 해를 이뤘고, 이 절기마다
특별한 세시 풍속이나 음식으로 즐겼던 듯하다.
잠시나마 지루하거나 힘들었을 삶을 잊고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나가는 징검다리를 놓은 삶의 지혜일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은 철없는 손님으로 와서 가난을 굶게 만들었다.
가난을 굶긴다니, 밥 먹듯 밥을 굶은 사람들 만이 웃어넘길 수 있는 해학이자 위트다.

두부 두 모, 북어 한 쾌, 고등어 한 손.
모두 다 한 손에 잡히는 소소한 행복거리, 이른바 소확행.

가망 없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물이 구불구불 멀리도 흘러온 곳, 지나온 곳은 구비구비 모두가 오늘이라는 큰 찰나였음이니, 매 순간을 기쁘게 즐기고 맞을 일 아닌가.

이 또한 다 지나가리니!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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