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박 / 진혜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646회 작성일 17-06-14 08:45본문
조롱박
진혜진
조롱박은 연리지의 반대말
한 몸으로 태어난 두 개의 몸
미처 몰랐던 반쪽의 반쪽
생으로 쪼개질 때 당신에게 흘러드는 나를 보았다
내게서 등 돌리는 소리
한때 우리는
덩굴손에 매달린 요가 자세처럼
어느 수행자의 허리춤에서 물구나무로 서 있기도 했지
조롱이 조롱조롱
어떻게 매달려 살거니 어떻게 견딜거니
받아 삼키면 아픈 말들
달을 퍼 담던 약수터에서
막걸리집까지 걸어 나간 표주박
엇갈린 길
우리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목이 탄 햇살의 눈총이 카톡 알람처럼 쏟아지는 약수터
당신은 평생 약수에 젖고
나는 어느 저잣거리에서 술에 절어 늙어 간다
우리는 헛 몸
언제 한 몸이었던가
텅 빈 속을 채우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위아래가 사라진 표주박, 맞닿으면 몸이 뚜껑일 수도 뚜껑이 몸일 수 있다
-《시산맥》2017년 여름호
2016년〈경남신문〉신춘문예, 2016년〈광주일보〉신춘문예 당선
2016년《시산맥》등단
댓글목록
양현주님의 댓글
양현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혜진 시인님 시를 올려 주셨군요^^
좋은시 입니다 참 마음이 동하네요
절친인 혜진샘 첫 발걸음으로 시마을에 와 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저랑은 연수샘 혜진샘 모두 모임 멤버인데 따뜻한 시마을에서 함께 예술제 즐길 수 있어서 기뻤네요
좋은시란에 챙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