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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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39회 작성일 18-10-11 19:37본문
가을 퇴고 / 성백군
나뭇잎이 물든
가을 숲길을 걷습니다
낙엽들이 어깨에 부딪히며 발끝에 차이며
땅 위에 떨어져 뒹굽니다
하늘은
맑고, 멀고, 너무 높아 따라갈 수 없어서
평생 지고 다니던 괴나리봇짐을
다 풀었습니다
노란 잎, 빨간 잎……,
벌레 먹고 멍든 잎들을 내려놓을 때가
가장 아팠습니다만
품 안의 자식들마저 제 삶 따라 떠나고
직장에서도 쫓겨나다시피 한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퇴고밖에 더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커피숍에 들여
흰 머리 애어른들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계급장이 위력을 발하지 못하는 초등학교 동기들
“야, 너,” 하고 마구 이름을 부르다 보니
순수한 시(詩) 한 편이 되었습니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한 편의 시 퇴고를 위해 수다를 떨며 하루해를 즐겁게 보내셨나 봅니다.
성백군님의 댓글의 댓글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오랜만에 동심에 젖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