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의 나날 / 조연향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복면의 나날 / 조연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17-12-14 03:51

본문

복면의 나날 / 조연향

 

한 청년이 모래 속으로 살아졌다

 

아무 일 없는 하루하루

맘껏 복면을 쓰고, 맘껏 사막을 뒹글고 싶어서,

하얀 구름을 맘 편히 쓰러뜨리는 곳으로 순례를 떠났을까

 

황사가 불어가는 쪽으로 자욱이 까마귀 떼가 날아가고 있었다

 

그가 떠난 뒤,

동네에서는 동백꽃들이 무더기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한다

 

입속의 먼지 알갱이처럼

서걱거리는 나의 곤태와 테러가 그 그림자를 따라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느 국경 근처에서 그를 놓치고 말았지만,

 

눈 코 입을 지운 얼굴들이, 사라진 이름들이

검은 가면을 쓴 이름들이,

뛰어가는 것을 설핏 익숙한 골목에서 자주 마주치기도 했다

 

제 속의 테러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고 참수당하는 봄날 저녁,

모래바람이 거대한 날개를 펴고 밀려오고 있다

 

* 조연향 : 경북 영천 출생,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00년 <시와시학>

               으로 등단, 시집 <오목눈숲새 이야기> 등

 

# 감상

   한 청년은 채면, 위선, 허위, 위협, 곤갈협박이 난무하는 현실로부터 탈출하고 싶다

   수박이 아니라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일치하는 진실의 세계로 가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한 청년은 어둠 속에서 빛과 같은 인간 본연의 심상인 듯,

   그런 그가 없는 곳은 캄캄한 암흑 세계, 화자도 그 그림자를 따라나선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느 국경 근처에서 그를 놓쳤지만,

   지우고 싶은 가슴속 깊이 그어진 멍애, 아무리 벗으려고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검은 가면들이 설핏설핏 떠오르는데,

   천형의 인간 가슴 속 곤태와 테러가 견디지 못하고 참수당하는 봄날 저녁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1-02
370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11-02
37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2 10-31
37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10-31
37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10-31
37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10-30
37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0-30
37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10-29
36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10-29
36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10-29
36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10-29
36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0-28
36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10-28
36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0-28
36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10-28
36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0-28
36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1 10-28
36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10-27
36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0-27
36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10-27
36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0-27
36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10-27
36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10-26
36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10-26
36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10-26
36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0-26
36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0-25
368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10-25
36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0-25
36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10-25
36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10-25
36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1 10-25
36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10-24
36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10-24
36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10-24
36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10-24
36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10-23
36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10-23
36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0-23
36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10-23
36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10-23
36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 10-22
36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10-22
36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10-22
36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0-22
36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10-22
36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1 10-22
36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0-21
36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0-21
36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10-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