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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삼천원짜리 국밥집을 하고 싶다 / 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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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18-02-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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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삼천원짜리 국밥집을 하고 싶다 / 채정화

배고픈 나그네도 마음놓고 외상으로 먹을 수 있는 곳 외상장부엔 국밥 한 그릇 삼천원, 대신 알아보기 쉽게 특징을 적어놓고 가끔 떠올려 보며 안녕을 기원할 수 있는 그런 비밀문서 같은 장부를 만들고 싶다 주머니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거침없이 문발 밀고 들어와 아줌마! 여기 국밥 한 그릇 줘요! 깍두기 좀 넉넉하게 주쇼~! 싱싱한 소리가 푸른 나뭇잎처럼 뻗어 나가는 곳 남루한 옷도 주변 눈치 볼 일이 없으며 오랜 객지생활 끝내고 고향집에 돌아온 듯 고단한 일상을 흠뻑 땀으로 쏟아낸 후 휘파람을 불며 일터로 향할 수 있는 속정이 넘치는 국밥집을 열고 싶다 쓸쓸한 노인에겐 살가운 딸처럼 몽울몽울 흰 구름 한 스푼 넣고 커피 한 잔, 정성껏 저어 대접해 올리리라 그렇게 시린 속 데워갈 수 있다면,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던 햇살 같은 평화 한 가닥 두르고 일어나는 곳 하루를 종횡무진 뛰어다녀도 아프지 않고, 맛있는 단잠에도 빠질 수 있겠다 별밤엔 그들의 땀 냄새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일기에 빼놓지 않고 쓰겠다 외로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이는 곳 (국밥 한 그릇 3,000원 무한리필) 현수막이 바람과 함께 춤추는 국밥집을 한다면 좋겠다.


* 筆名, <하늘은쪽빛>으로 詩作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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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삼천원짜리 국밥집을 하고 싶다>로 말해지는, 시인의 지향(志向)은 이 차갑고 삭막한 몰인정(沒人情)의 세계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듯.. 인간의 심성(心性)마저 점점 기계화되어 가는, 이 황당한 시대 (길엔 사람들이 걸어가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들이 걸어가는, 버스나 전철에도 사람은 없고 전자기계들만 탑승하고 있는)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이 화석화(化石化)되어 가는 이 시대에 정감(情感)어린 따뜻한 국밥을 건네는, 시인의 마음은 그 자체가 시인의 시론(詩論)이 아닐까 인간 본연(本然)의 따뜻한 심성을 환기하고자 하는, 시인의 소망 안에 시인 자신의 삶의 무게를 담고있다는 생각도 드는 시 한 편이다 - 희선, * 그런데, 한 그릇 3,000원에 무한리필... 그렇게 의정부에서 국밥집을 했다간,

본전이나 건지시려는지? (심히 걱정된다는) <쪽빛 illus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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