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나오다가 / 박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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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8회 작성일 18-03-06 03:20본문
아파트를 나오다가 / 박봉희
나는 붉은 색으로 기소된다
늘 이 모양이다
태어나고 죽어
내가 더 많이 태어나는 계절이 봄인가
나는 저 순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붉은 탄성,
저게 본래 내 성질이었구나
붉은 색으로 도망친 내 생
내가 다른 계절로 태어난 적은 없었다
늘 이 모양이다
나는 나를 붉은 색으로 기소한다
이렇든 저렇든 나는 나를 벗어날 수 없다
맹인견을 따르는 눈먼 사람처럼 철조망을 따라 목맨
붉은 영혼들,
붉어서 끝이 없는
# 감상
철학자 하이데거는 말했다 "존재는 사색을 통해 언어로 온다" 고
무엇인가 생각 한다는 것은 어떤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색은 좋은 것이다! 특히
돈 안들어 좋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고, 시비거는 사람이 없어 좋다
화자도 아파트를 나오면서 사색을 하고 있는 것인데,
- 나는 붉은 색으로 기소된다
- 나는 저 순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 붉은 색으로 도망친 내 생
여기서 붉은 색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수수께끼 같은 시에서 화자는 독자에게 생각을 하게 만든다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의 어떤 굴레?
아니면 전생의 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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