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달력 / 조윤하 & 나무에 깃들여 / 정현종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무 달력 / 조윤하 & 나무에 깃들여 / 정현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6회 작성일 18-06-18 02:03

본문

나무 달력 / 조윤하

늘 한 자리에 꿈적않고 서서
계절을 견디며 풍상을 겪는 몸태로
내 침상위 창문 너머 걸려 있는
몇 천겹살 숫자를 달고 있는
늙은 느릅나무,

이른 새벽마다 누운 자세로
하루를 살피는 시간
휘뿌연 새벽빛 걷히며
서서히 옥빛 하늘의 배경 사이로
오늘의 숫자를 읽어내다

달이 바뀐 4월의 휘어진 등걸너머
가지 끝 마디마다 속깊이 품었던
새들의 부리만한 촉수들
주둥이를 모아 삐죽이 혀를 내민다

한 날이 지나면
확대되는 문자의 크기들
주말엔 붉은 쟈킷을 걸치는 휴일도 없이
연두 연두 초록 초록, 진초록...

그렇게 한 철 푸르다가
때 되면 다 털어준 빈주머니에
철든 나이테를 챙기며
또 한 해의 세월을 몸에 감는
고령의 굽은 등
천세력 카렌다로 허공에 걸린 채
사철 하늘이 내린 옷만을 입고 서 있다 




평북 용천 출생
8.15 해방 이듬 해 임진강을 넘다
서울여상(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졸업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59년 <자유문학> 詩부문으로 등단
1991년 캐나다로 이민
캘거리 문인협회 회원



-------------------------------



간만에 CNdream 에 들렸다가, 귀한 시 한 편 읽습니다

이따금,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우아한 영혼을 지닌 존재는 나무가 아닐까 하고

- 이런 말을 하면,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 칭하는 인간들이 펄펄 뛸까요 (웃음)


나무 달력...

그 천세력(天歲曆, 혹은千歲曆)


나이테로 새겨진, 그 달력은 참 많은 걸 말해주고 있네요

매일 매일의 날마다 푸른 영혼의 방점(傍點)을 찍으며 우리들에게
무언(無言)의 가르침을 줍니다

시를 감상하니, 선배 시인의 시 한 편도 떠올라 옮겨봅니다 





나무들은

난 대로가 그냥 집 한 채.

새들이나 벌레들만이 거기

깃들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면서

까맣게 모른다 자기들이 실은

얼마나 나무에 깃들여 사는지를!




                                                   - 정현종, <나무에 깃들여>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현종鄭玄宗 시인은 大光高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첫 시집 '사물의 꿈'(1972)을 시작으로
'나는 별아저씨',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견딜 수 없네' 등의 시집을 냈다. '고통의 축제' 등 시선집,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의 산문집도 있다.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受賞했다.





오랫만에 고교 선배의 시를 대한다.

그의 시편들에선 언제나 갈등보다는,
조화(調和)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생명의 내적 교감(交感)을 통해서, 자연에의 경이감,
나아가서는 생명의 기쁨 같은 걸 말한다 할까.

오늘의 시에서도, '나무'를 통해 말해지는
생명의 소리가 선연(鮮然)하다.

생각하면... 오늘의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자연성(自然性)을
상실해 가고 있는지, 그리고 또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지.

짧은 詩이지만...

'나무'라는 상징을 통해서 표현되는 생명으로서의 일체감은
공동체 안에서 조화로운 삶의 실현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의 아름다운 질서를 우리들에게 하나의 표상(表象)으로
환기(喚起)해주고 있다.

새삼, '나무'는 태초(太初)의 언어로 오늘도 우리들에게
자연적 존재로서 <생명의 자기실현>을 말해주고 있음을
깨달으며...


                                                                              - 희선,



Nelson Eddy Sings Joyce Kilmer's Trees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8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3-07
38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3-07
385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3-06
38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3-05
38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05
38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3-05
38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04
38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04
38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03
38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3-03
38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3-03
38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3-03
384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3-03
38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03
38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3-02
38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3-02
38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01
38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01
38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3-01
38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3-01
38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3-01
38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2-28
38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2-28
38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2-28
38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2-28
38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2-28
38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2-28
38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2-27
38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2-26
38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2-26
38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2-26
38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2-26
38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2-24
382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2-22
382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1 02-19
38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2-17
38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2-10
38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02-06
381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2-05
38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2-04
38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2-01
38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1-30
381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1-30
38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1-29
38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1-28
38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1-27
38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1-27
38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1-27
3809
수잠 =길상호 댓글+ 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1-26
38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1-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