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2회 작성일 18-06-20 10:23

본문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천수호

 

 

아버지는 다섯 딸 중

나를 먼저 지우셨다


아버지께 나는 이름도 못 익힌 산열매


대충 보고 지나칠 때도 있었고

아주 유심히 들여다 볼 때도 있었다


지나칠 때보다

유심히 눌러볼 때 더 붉은 피가 났다


씨가 굵은 열매처럼 허연 고름을 불룩 터뜨리며

아버지보다 내가 곱절 아팠다

 

아버지의 실실한 미소는 행복해 보였지만

아버지의 파란 동공 속에서 나는 파르르 떠는 첫 연인


내게 전에 없이 따뜻한 손 내밀며

당신, 이제 당신 집으로 돌아가요, 라고 짧게 결별을 알릴 때


나는 가장 쓸쓸한 애인이 되어


내가 딸이었을 때의 미소를 버리고

아버지 연인이었던 눈길로


아버지 마지막 손을 놓는다

 

 

 

시집우울은 허밍(문학동네, 2014)   

      

 

 

 

   인지장애란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과 판단력 등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정도가 아주 경미한 경우에서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고 하며 인지기능장애가 심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를 치매라고 한다고 한다. 반면에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어 아직은 치매라고 할 정도로 심하지 않은 상태의 경우를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경도인지장애를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하는데 언제든지 치매로 진행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치매환자의 실종신고 건수가 8,27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또 보험공단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 년에는 치매환자 수가 79 4000명에 달할 거라고 한다. 십년 후인 2030년에는 100만 명을 넘을 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에 의한 추정치일 뿐 통계에 잡히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환자들이 더 있을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 아니 황금기에 자식들 다 바람에 날려 보내고 자신의 인생이 돌아왔지만 사랑하는 아내는 물론 자식까지 알아보지 못하는 이 슬픈 현실을 딸자식인 화자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다섯 딸 중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고 제일 먼저 지워진 연유에 대해 유심히 볼수록 붉은 피가 난다고 한다. 어찌 붉은 피만 났을까. 먼저 아버지의 기억에서 사라진 화자는 그래서 불보다 더 서러웠을 것이다. 딸이었을 때의 미소를 거두고 아버지 연인이 되어 바라보는 눈길에는 연민이 그득하다. 아들에게 있어 엄마가 최초의 연인이라면 아버지의 마지막 연인은 딸이 아니었을까.

  정호순 ( 詩하늘 편집위원)

 

 

ㅡ출처: [詩하늘](2016. 봄)

 

 

내가 읽은 詩

천수호 -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http://cafe.daum.net/sihanull/1jnF/3911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3-28
3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3-28
39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3-28
39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3-27
3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3-27
3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3-26
39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3-26
39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3-25
38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3-25
38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4
38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3-24
38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3-23
38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23
38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3-23
38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3-23
38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1 03-23
38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3-20
38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20
38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0
38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18
38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3-18
3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3-18
38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3-17
38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3-16
38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3-16
38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6
38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15
38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3-15
38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3-14
38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4
38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3-14
38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14
38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3
38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3-13
38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3-13
38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3-12
3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3-12
38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3-12
38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1
38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11
38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1
38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3-11
38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3-10
3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3-10
38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0
38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09
38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09
3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09
3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3-09
38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