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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꽃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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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18-06-27 14:42

본문

시치미꽃 / 이명윤

   

오늘도 건강한약국 앞 인도에서

도라지 파는 할매

-막 캐 온 것이여 선상님 한 소쿠리 사 주소 차비해 집에 갈랑께

행인들은 안다

박스 안에 수북할 막 캐 온 도라지들

버스가 지나가고 꽃무늬 양산이 지나가고

길고양이 하품을 끌며 지나가고

 

할매와 도라지는

남남처럼 앉아있다  

 

무릎을 오므린 채 손등 위에 올려놓은 얼굴

비쩍 마른 저 도랑에 꽃이 핀다

메이드 인 산골 호미 우리 할매

개나리꽃 진달래꽃 좋아라 좋아라 웃던 얼굴

도시 한복판에 그림자로 앉아

호미는 밭에서 녹슬어 울고

호미 잡던 손엔 물 건너온 도라지

 

그늘 잎 띄우고,

청승 잎 띄우고,

 

우리 할매 늘그막에 꽃이 되었네 

이 좋은 봄날, 나비도 벌도 찾지 않는 

꽃으로 피었네


 

  

* 오래전에 쓴 시치미꽃 퇴고작입니다,

  * 무더운 여름, 동인님들 잘 지내시는지요,

   요즘 동인방이 많이 한산한 것 같아 좀 아쉽지만

   모쪼록 건강한 여름 보내시고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2007년 <시안> 시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솟대문학상>수상
시마을 최우수작가(4회)
시마을, 빈터, 리얼리스트100  동인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감상 & 생각>

 


할매와 도라지는

남남처럼 앉아있다  

하지만, 행인들의 눈에는 남남처럼 안 보였겠죠.

중국산을 메이드 인 고향 산골 것이라 하는

그런 시치미가 고약하다 생각이 안되고,
그 어떤 애잔한 아픔으로 가슴에 젖어드는 건
왜 일까요...

도시 한복판에 그림자로 앉아

호미는 밭에서 녹슬어 울고

호미 잡던 손엔 물 건너온 도라지

 

그늘 잎 띄우고,

청승 잎 띄우고,

 

우리 할매 늘그막에 꽃이 되었네 

이 좋은 봄날, 나비도 벌도 찾지 않는 

꽃으로 피었네

아, 나는 이 읊음에서 시인의 따뜻한 시선視線을
간과看過하지 못하게 됩니다.

세상을 세속적 가치로만 보자면야,
밉지 않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늘그막에 시치미꽃도 그러하구요.

하지만, 이 차갑고 암담한 시대에
애처롭게 고단한 삶이 질러대는 그 신음소리마저도
괘씸하다 여긴다면...
이 칼날 같은 날카로운 시대에 굳이 시인이란 게
있을 필요도 없겠지요.

따뜻한 붓으로, 오늘의 고단한 <한국적 정한情恨>,
혹은 그것이 내지르는 <삶의 애환>을
절묘하게 엮고 있는 시심詩心이 좋습니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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