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꽃 - 이명윤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치미꽃 - 이명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18-06-27 14:42

본문

시치미꽃 / 이명윤

   

오늘도 건강한약국 앞 인도에서

도라지 파는 할매

-막 캐 온 것이여 선상님 한 소쿠리 사 주소 차비해 집에 갈랑께

행인들은 안다

박스 안에 수북할 막 캐 온 도라지들

버스가 지나가고 꽃무늬 양산이 지나가고

길고양이 하품을 끌며 지나가고

 

할매와 도라지는

남남처럼 앉아있다  

 

무릎을 오므린 채 손등 위에 올려놓은 얼굴

비쩍 마른 저 도랑에 꽃이 핀다

메이드 인 산골 호미 우리 할매

개나리꽃 진달래꽃 좋아라 좋아라 웃던 얼굴

도시 한복판에 그림자로 앉아

호미는 밭에서 녹슬어 울고

호미 잡던 손엔 물 건너온 도라지

 

그늘 잎 띄우고,

청승 잎 띄우고,

 

우리 할매 늘그막에 꽃이 되었네 

이 좋은 봄날, 나비도 벌도 찾지 않는 

꽃으로 피었네


 

  

* 오래전에 쓴 시치미꽃 퇴고작입니다,

  * 무더운 여름, 동인님들 잘 지내시는지요,

   요즘 동인방이 많이 한산한 것 같아 좀 아쉽지만

   모쪼록 건강한 여름 보내시고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2007년 <시안> 시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솟대문학상>수상
시마을 최우수작가(4회)
시마을, 빈터, 리얼리스트100  동인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감상 & 생각>

 


할매와 도라지는

남남처럼 앉아있다  

하지만, 행인들의 눈에는 남남처럼 안 보였겠죠.

중국산을 메이드 인 고향 산골 것이라 하는

그런 시치미가 고약하다 생각이 안되고,
그 어떤 애잔한 아픔으로 가슴에 젖어드는 건
왜 일까요...

도시 한복판에 그림자로 앉아

호미는 밭에서 녹슬어 울고

호미 잡던 손엔 물 건너온 도라지

 

그늘 잎 띄우고,

청승 잎 띄우고,

 

우리 할매 늘그막에 꽃이 되었네 

이 좋은 봄날, 나비도 벌도 찾지 않는 

꽃으로 피었네

아, 나는 이 읊음에서 시인의 따뜻한 시선視線을
간과看過하지 못하게 됩니다.

세상을 세속적 가치로만 보자면야,
밉지 않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늘그막에 시치미꽃도 그러하구요.

하지만, 이 차갑고 암담한 시대에
애처롭게 고단한 삶이 질러대는 그 신음소리마저도
괘씸하다 여긴다면...
이 칼날 같은 날카로운 시대에 굳이 시인이란 게
있을 필요도 없겠지요.

따뜻한 붓으로, 오늘의 고단한 <한국적 정한情恨>,
혹은 그것이 내지르는 <삶의 애환>을
절묘하게 엮고 있는 시심詩心이 좋습니다.


                                                                           - 희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8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3-29
39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3-28
3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28
39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3-28
39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3-27
3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3-27
3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3-26
39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3-26
39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3-25
38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3-25
38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4
38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3-24
38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3-23
38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23
38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23
38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3-23
38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1 03-23
38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3-20
38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20
38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0
38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18
38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3-18
3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3-18
38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3-17
38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6
38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3-16
38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3-16
38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15
38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3-15
38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3-14
38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14
38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3-14
38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3-14
38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3
38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3-13
38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3-13
38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3-12
3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3-12
38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3-12
38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1
38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11
38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1
38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3-11
38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3-10
3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3-10
38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0
38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09
38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3-09
3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09
3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3-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