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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간 / 여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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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0회 작성일 18-08-13 22:24

본문

시간 / 여성민

 

 

 

 

     내 손을 구름에 넣은 적 있어 손등을 지나 손목까지

 

     커다란 시계로 덮고 다닌 적 있어

     거즈처럼

 

     지금은 시계를 풀었어 하얀

     거즈 자국이 손목에 남는다 시계를 푼 손목은 고무나 젤리 같이 느껴지기도 해 고무나

 

     젤리를 먹는 맛은 수축과 이완

 

     미운 애인처럼

 

     젤리는 이빨 사이에 끼고

 

     이 세상은 젤리를 씹는 힘으로 가득하네 치아 사이에서 젤리를 빼닐 때 우리는 잠깐 거즈를 떼는 느낌 엄마 몰래

 

     타인의 질에서 태어나는 느낌

 

     나는 언젠가 고무나 당나귀가 될 거야 담배를 배우고 비에 젖을 거야 이완 같은 거 이왕이면 화분을 깨고

 

     수축 같은 거

 

     이런 슬픔이 모두 새롭니 내가 정리해 줄게 언젠가 나는 당나귀가 될 거야 젤리처럼

     손목이나

 

     국화를 씹을 거야

 

     뱉어 놓고 거즈라고 우길 거야 아픈 손목을 만질 때 우리는 잠깐 시계를 차는 느낌 손목을 지나 손등까지

 

     거즈를 덮는 느낌

 

 

鵲巢感想文

     오늘 시간을 잘 보내셨습니까? 시간, 1차적 의미의 시간과 시간에 대한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시간만을 얘기하자고 시인은 시간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개울가 흐르는 물처럼 보는 시간이 아니라 고사한 나뭇가지처럼 내재된 가치관과 더는 빠져나올 수 없는 생각의 틀을 말하는 건 아닐까!

 

     말하자면 시간 속 우리는 여행을 한다. 또 다른 시간을 죽이며 상상의 시계에 하얀 밑그림을 그리고 우리만의 꿈을 그려 넣는 일 말이다.

 

     내 손을 구름에 넣는 행위는 구름이 곧 내 손을 잡는 행위와 같다. 손등을 지나 손목까지다. 여기서 손은 공통분모다. 손을 빼면 등에서 목까지다. 시 인식에서 육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시계를 끼고 붕대처럼 쫓기는 삶을 산다. 어쩌면 행복한 고민일 수 있으며 시인만의 독특한 취향일 수도 있다. 여기서 굳이 손을 손이라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무수히 많은 손들을 생각 하면 벌써 기쁨이 밀려온다.

 

     붕대 자국이 손목에 남고 시계를 푼 손목은 시 해체다. 고무나 젤리처럼 어떤 융합물과 같은 아직 미성숙한 사고의 세계를 놓고 수축과 이완을 가늠한다. 이러한 모든 일련의 행위는 마치 미운 애인처럼 다루기가 힘이 든다. 완벽한 세계를 그린다는 것은 새로운 품종의 국화를 기대하는 맛이며 또 다른 붕대로 오염된 세상을 덮을 수 있으니깐,

 

     우리는 젤리를 씹는 동안은 결단과 통솔, 하나의 우상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미 세상을 조율하며 이끄는 무리를 바라보아야 한다. 시인은 이를 타인의 질로 은유한다. 여기서 질은 근본적인 뜻은 질()이지만, ()과 메타포적인 데가 있다. 그러니까 새는 하나의 세계를 타파하여야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듯이 본 세계에서 곧게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시인은 언젠가 고무나 당나귀처럼 되고자 한다. 고무는 고무鼓舞. 북을 치고 춤을 춘다는 뜻과 힘을 내도록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음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고무는 젤리와 대치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젤리와 고무는 꽤 큰 차이다. 당나귀는 말의 일종이므로 여기서 말은 정연된 순도 꽤 높은 것으로 우리는 시라고 한다. 그러니까, 당나귀처럼 탈 수 있어야 한다. 詩人 백석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폭폭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 산골로 가자, 고 노래한다. 시인은 흰 당나귀를 끌어안으며 응아 응아 울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래 한 번 울어보자. 극한의 사정으로 힘껏 조율하며 끝끝내 발사하는 저 당나귀처럼 말이다. 이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고조곤히 흰 당나귀 타며 응아응아 울어 본다.

 

     이것은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내가 만든 세상에서 나는 군림하고 싶으니까! 이것은 새로운 국화며 누군가는 이를 거즈(붕대)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손등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목에서 조심스럽게 폭폭 나리는 눈처럼 등까지 내려놓는 것이다.

 

     아! 거즈를 덮는 이 느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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