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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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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철길 / 김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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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6회 작성일 18-08-29 12:16

본문

철길 / 김순아

 

 

 

 

     한때 저것은 쩔쩔 끓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철로 굳어지기 전, 철길이 되기 이전, 그때는

     끊어 넘치는 열정으로 세상을 벌겋게 달구기도 했을 것이다

     단단한 쇠파이프나 창, , 망치 같은 것이 되어

     세상의 보이지 않는 벽을 뚫거나 부수고 싶었을 것이다

     하루 한 끼를 위해 추운 거리를 헤매는 이들을 떠올려

     뜨끈한 밥과 국물을 담아주는 식판이나 국자를

     상상하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 교향곡에 담겨 절절한 사랑노래를 부르고도

     종소리에 실려 널리 울려 퍼지고도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굳어지면서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

     그래서 철은 길이 되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저 길을 보며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하염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차디찬 현실과 뜨거운 심장이 동시에 멎는 자살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그 길로 방금 열차 하나가 지나갔다

     바퀴가 지날 때마다 더 낮아지고 단단해지는 철길을 보며

     또 누군가는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을 것이다

 

 

 

鵲巢感想文

     철길은 어떤 의미를 갖는 사물 중 가장 낮게 처하며 가장 곧다. 철길에 우리는 많은 생각을 담을 수 있겠다. 우리 민족의 흐름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그 이후의 민중의 삶도 철길처럼 우리는 달려왔다.

     한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인생이 무엇인지 무엇이 되고 싶고 어떤 일을 하겠다고 다부지게 마음먹었던 것도 이슬처럼 사라지고 시간은 어느새 흰머리만 곧게 했다. 한때는 끓어 넘치는 열정으로 세상을 벌겋게 달구기도 했으며 그 어떤 벽이라도 뚫거나 부수고 지나왔을 젊은 날이 있었다.

     이제는 백혈병 앓는 군락지처럼 피고 지는 태양을 보며 나는 아직도 젊다고 되뇌다가 일몰하는 그리움과 점점 높아만 가는 옥상에 소스라치게 움츠리고 만다.

     벌써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노자는 인지생야유약人之生也柔弱, 기사야견강其死也堅强, 만물초목지생야유취萬物草木之生也柔脆,이라 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그 죽음은 굳고 강하다는 말이다. 만물인 풀과 나무도 삶은 부드럽고 연하다.

     우리 인체는 어리고 젊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나이가 들수록 뼈마디는 점점 굳고 악력은 갓난아기보다 더 약하다. 물처럼 흐르는 시간은 우리를 자연에 인도한다. 몸도 철길처럼 수많은 바퀴를 겪다 보면 더욱 낮아지며 더 단단해진다. 누군가는 이를 못 견디다가 눈물도 흘리겠다. 이 악물었겠다. 철길처럼 말이다.

     강대처하强大處下 유약처상柔弱處上이다. 크고 강한 것은 아래에 처하며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처한다. 땅이 아래면 물은 그 위에 흐른다. 약한 물이라 하지만 땅을 가르고 바위를 꿰뚫으며 흐른다. 시대에 시간에 우리는 이길 수 없다. 일개가 무리의 뜻을 어찌 반할 것인가!

     철길처럼 낮게 눈물을 삼키며 저 지나는 바퀴를 오늘도 우리는 보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폐해야 한다. 원론도 교과서에도 없는

     에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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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2001한국문인을 통해 시 작품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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