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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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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센치의 전복 /송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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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9회 작성일 18-09-03 08:40

본문

175센치의 전복  


송기영  


  전복전철에 올라타 입 벌린 채 침 흘리는 전복꼭 사십오 년을 살았고차장 진급을 앞둔 전복이마 껍질이 약간 닳은 전복눈에 분비물이 자주 끼지만그래도 아직 탱탱하다고 칭찬받는 전복기본적인 양식을 갖춘거기서 양식되는 전복자기 속은 아무래도 안 보이고발랑 까진 것들을 곁눈질하며 옆구리에 혀를 차는 전복조금만 젊었어도 무능한 전복들의 씨를 싸그리 말렸을 전복하지만 아무도 말릴 것 같지 않아 재빨리 눈길을 돌린 전복가쁜 숨을 삼키며 마른 입술을 핥는 전복고지혈증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은 탱탱하다니까마음까지 신선한 전복다음 날 아침이면자신의 먹을 죽이나 쑤는 전복기쁜 우리전복.

 

프로필

송기영 서울한양대 국문과 대학원, [세계의 문학]신인상.

 

시 감상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불황의 늪을 허우적거리는 중년의 이야기는 넘치고 넘친다작금의 중년 세대는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해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다하지만 힘들다고 주저앉으면 그 자리가 그대로 제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전복되다와 전복시킨다는 분명 다른 말이다나는 지금 전복되었는가아니면 전복된 나를 다시 일으키려 하고 있는가가을이 온다그 독한 여름도 이겨냈는데 뭐가 더 어려울까다시 한번 질끈 동여매고 눈 부릅뜨고 삶을 향해 질주하자넘어져야 일어나는 법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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