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子 / 김선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非子 / 김선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4회 작성일 18-09-11 12:31

본문

非子 / 김선미

 

 

 

 

     1.

     非의 그림자를 갖고 있고 가 아닌 것은 가 아닌 것의 그림자를 갖고 있다

     사철 푸른 나무라고 해서 푸름에 연연해하지 않는 건 아니다

     저녁이 혈통처럼 몰래 찾아온다

     죽지 않은 사람의 액자를 미리 걸어 놓고 나는 밥을 먹는다

     너무 순수하게 불러서 순간 대답할 뻔했다

 

     아버지는 나를 부른다

 

     2.

     나는 비자나무와 개와 죽은 할아버지와 친분을 유지했다

 

 

     온몸에 자를 달고 도리질 치는 것이 우리 가문의 전통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액자 속에 있었다 할아버지 집은 애초부터 액자였다 액자는 액자를 낳고 액자들은 씨족공동체처럼 나란히 걸려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고 딸도 아니고 개도 아니다 자라날 때마다 나는 나의 형태를 갖추었지만 그건 점점 아닌 것이 되는 일이었다

 

     아버지의 손은 개의 발 모양과 닮았다 할머니가 아버지를 배고 잡종 비글을 잡아먹었다고 했다 다행히도 나는 아버지와 닮지 않았다

 

     非의 혈통을 갖는다는 것

 

     3.

     지나가던 개가 내 얼굴을 핥고 간다

     내 몸으로 가 쏟아진다

 

     非사이로 햇빛이 비친다

     非가 부서진다

     非가 뒤집힌다

     非가 흔들린다

     온몸에 자를 무수히 달고 있는 나무

     비자나무가 나를 배고 서 있다

 

 

 

鵲巢感想文

     우리는 지금 비자나무를 들여다보고 있다. 부서지고 뒤집히고 흔들리는 를 소득주도 성장론을 우리는 온몸에 배며 몸서리치며 액자가 아닌 액자처럼 깨치고 있다. 단지 하나의 이상과 꿈만 가지고 계획된 경제정책은 성공하기에는 미흡했다. 그러니까 청와대 정책 실장 정 씨의 믿음은 하나의 오만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최저임금을 올리면 가계 소득이 올라가고, 이는 소비지출을 늘려 기업 투자 증대로 이어지고, 이는 고용을 늘려 다시 가계 소득이 증가한다는 행복한 시나리오 때문이다. 생산 촉진에 장려한 것이 아니라 분배에 주안점을 두었다.

     국민 소득은 줄었지만, 일부 계층의 소득은 오히려 올랐다. 소득격차가 더 생긴 셈이다. 이것이 非子가 바라든 非子의 나무였든가! 이러한 정책실현은 非子의 당리당략이었든가! 비자의 정책은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이론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자들이 상상한 세계상이므로 결코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정책 실패다. 이것은 요설妖說이며 허무맹랑한 얘기라서 홍길동전과 다름없다.

     非子의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북정책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선동적 슬로건처럼 사용하는 북한(또 다른 非子)의 외교적 기만은 전형적인 빨치산 전략으로 일관했다. , 모호한 합의와 일반적 해석, 힘 빠지면 대화 그리고 시간적으로 끌기와 이끌기는 분단국가 70여 년 간 확인한 또 다른 非子의 정책이었다.

     非子는 경제적 실패를 대북정책으로 완화하려는 느낌마저 든다. 문제는 정통적 국가 이념 즉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왜곡하고 자유경쟁과 시장경제가 아닌 非子의 꿈과 이상에 바탕을 두었다는 데 있다. 어제는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의 담화가 있었다. 국회의장단과 여야 원내 대표까지 평양회담 초청에 제의했다. 비핵화 조치는 온데간데없고 아예 국가 자체를 非子에게 송두리째 바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르겠다. 이건 나만 느낀 것이라면 나 역시 非子.

     온몸에 자를 달고 도리질 치는 것이 가족을 넘어 우리 민족의 전통이라면 우스운 얘기다. 지나가던 개가 내 얼굴을 핥는다. 내 몸에 억수같이 가 쏟아진다. 솔직히 이 자를 늘여놓은 햇볕은 역시 따갑기만 하다.

 

=============================

     김선미 경기도 안성 출생 2009[시에]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2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9 1 07-07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10-23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10-19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0-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