欒家瀨난가뢰 / 王維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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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3회 작성일 18-11-01 01:26본문
欒家瀨난가뢰 / 王維왕유
颯颯秋雨中 淺淺石溜瀉
跳波自相濺 白鷺驚復下
삽삽추우중 천천석류사
도파자상천 백로경복하
사브작사브작 가을 비 내리는데
쫄쫄쫄 돌 틈새 냇물이 흐르고
빠르게 흐르는 물에 맞아 흩뿌리면
백로 놀라서 오르다가 내려오네
삽삽颯颯은 빗소리 바람소리다. 일종의 의성어다. 천천淺淺은 얕을 淺천 字지만 여기서는 물이 찰찰 흐르는 모양을 그린 것 같다. 留류는 기다리다 머무르다는 뜻이지만 물 수변을 달면 溜 방울져 떨어지는 물, 낙숫물이다. 瀉 쏟을 사다. 설사泄瀉하다 할 때 이 瀉를 쓴다. 물 수변을 제하면 베낄 寫다. 濺천 흩뿌리다. 鷺로는 해오라기 새 종류를 말한다.
시제 欒家瀨난가뢰는 왕유가 본 풍경 중 하나다. 비 오는 개울가를 보고 이 시를 지었다. 賴뢰는 힘입다 의지하다의 뜻이지만, 물 수변을 달면 瀨 여울 급류를 뜻하는 瀨뢰다.
가슴과 가슴 사이
달무리가 번져 가면
도시는 잠 못든 짐승
광란처럼 일어서고
타고만
촛불 둘레로
너울대며 앉은 대지
겨울성 가장자리
성가퀴로 돋아나면
그 높은 새둥지에도
등불 하나 걸리고
팔팔팔
끓는 백비탕에
녹아드는 한 생애
-김민정 ‘설야雪夜’ 全文-
시제 설야는 그 유명한 김광균의 것도 있다. 마지막 연을 써본다면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 흰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 내 슬픔 그 우에 고이 서리다.’ 여인의 옷 벗는 소리는 눈 내리는 광경과 사브작사브작 흘러내리는 눈발을 상상케 한다.
김민정의 時調 설야雪夜는 함축적이면서도 詩의 의미와 느낌 그리고 그 감동을 잘 심었다 하겠다. 詩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잠 못 드는 밤에 이 도시에서 촛불처럼 한 몸을 태우지는 않겠다. 봄을 향한 몸짓은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인간은 더 서성이며 그 높은 새둥지 같은 곳에 등불(詩) 하나 감아올리는 것 말고는 삶의 의미도 없을 것이다. 이는 팔팔팔 끓는 백비탕에 녹아드는 한 생애라 할 수 있겠다. 백지 같은 눈발과 백지 같은 백비탕과 백지 같은 백혈병에 미쳐 날뛰는 이, 다름 아닌 詩人이겠다.
팔팔팔 이것만큼 끓는 물을 소리 낼 수 있는 의성어는 없지 싶다. 팔자가 세 자나 있다. 어찌 팔자 한 번 제대로 고쳐볼 작정인가! 아서라, 삶은 그 순간에 닿는 것 말고는 더는 기쁨도 없으니 더 찾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중원의 말과 다른 점이다. 삽삽颯颯 천천淺淺은 부족하지만 표현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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