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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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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夜강야 / 車天輅차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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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4회 작성일 18-11-02 23:42

본문

江夜강야 / 車天輅차천로

 

 

 

 

     夜靜魚登釣 波殘月滿船

     一聲南去雁 啼送海山秋

     야정어등조 파잔월만선

     일성남거안 제송해산추

 

 

     고요한 밤에 고기는 등 따라 걸리고

     잔잔한 물결에 달빛은 배 가득하네.

     기러기 남쪽으로 가며 소리 한 번 지르고

     우는 소리 바다와 산에 닿으니 가을일세

 

 

     釣조는 낚시질하는 것을 말한다. 야정夜靜 밤 고요하고 고요한 밤이다. 잔은 잔인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파잔波殘으로 파도의 물결이 잔잔함을 말한다. 달이 만선인 것은 달빛을 두고 하는 말이겠다. 일성一聲은 한 번의 소리지만 일률적으로 내는 소리다. 남거南去 남쪽으로 간다. 제송해산啼送海山 울음이 바다와 산에 보냈으니 닿은 것이겠다. 그러니 가을이다. .

 

 

     이마에 마구 짓이기던 그 독한 꽃물도

     몸에 들렀던 그 짙고 어두운 그늘도

     이제는 다 벗을 수밖에......벗을 수밖에......

 

     채어 올린 물고기 그 살비린 숨가쁨

     낱낱이 비늘쳐 낸 지난 뜨락에 나서면

     보아라, 혼령마저 적시는 이 순금純金의 소나기

 

     다들 올올 떨며 싸늘한 잔을 서로 대질러

     찢긴 남루자락 휘돌아 질펀한 자리

     이제는 쉽게 슬플래도 슬퍼질 수가 없어......


     허거헌 나날 눈익힌 길은 다시 서툴고

     더는 내려설 수 없는 그 어느 돌계단

     또 뉘가 낭자한 인육印肉으로 제 아픔을 찍는가

 

                                                                                   -김상옥, ‘가을 뜨락에 서서全文-

 

 

 

     詩人 김상옥 선생은 시조로 대가를 이루 신 분이다. 위 시조는 묘사와 진술이 뒤섞여 있다. 후반부로 내려갈수록 진술의 비중이 높다. 1연을 보면 이마에 마구 짓이기던 그 독한 꽃물과 몸에 둘렀던 그 짙고 어두운 그늘은 꽃과 나무를 표현하여 젊은 날의 역경을 묘사했다. 2연의 채어 올린 물고기 그 살 비린 숨 가쁨도 마찬가지겠다. 2연 중장은 성숙기에서 바라본 지난날을 떠올리는 묘사다. 이러한 혼령마저 적시는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간다. 순금같이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3연은 시인의 현주소다. 마치 연어의 귀향을 보듯 장렬한 느낌이 드는데도 이러한 것은 슬픈 일이지만, 생명의 원숙이다. 4연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시인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책임감을 볼 수 있겠다. 인육印肉의 표현이 참 산뜻하다. 인주의 또 다른 말로 붉은 마음 그러니까 피 끓는 시에 사랑이겠다. 뉘라고 하지만, 自我陶醉.

 

     가을이 몹시 짙다. 다시는 못 올 이 가을을 애틋한 마음 한 자락 놓고 싶다만, 마음은 여간 여유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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