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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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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회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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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0회 작성일 18-11-29 00:03

본문

.

     노인들은 서로를 죽은 자로 대할 수 있기 때문에 등을 쓸어준다. 솟아오른 등뼈가 조금씩 부드러워지도록. 나는 어떤 뼈의 성분에 숨어 있었나.

 

     머무는 곳에서 추방당하면서 침묵은 언어보다 크고 뜨겁게.

 

     태어난 곳에서 가장 먼 곳. 폐기물 냄새가 모여드는 곳.

 

                                                                                                          -야유회, 이영주 詩 全文-

 

     鵲巢感想文

     영감靈感이 떠오르는 를 읽을 때면 환한 새벽녘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처럼 상쾌하다. 어떤 무게감도 어떤 위압감 같은 것도 한순간 싹 쓸어버린다. 마치 장에 꾹꾹 차였던 노폐물이 싹 훑어 내리는 마당비처럼 아주 말끔하고 탁 트여서 새로운 손님을 맞는데 거리낌이 없는 것처럼 하여튼, 그렇다.

     시제가 야유회다. 시문맥과 시제와의 연관성을 떠올리면 그 어떤 것도 관련이 없는 것 같아도 가만히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詩人의 상상력은 얼마나 풍부해야 하는가! 한 사람 마음의 옹달샘을 담을 수 있는 그 아량을 넘어서야 하겠기에 시력詩歷은 역시 있어야겠다.

     야유회野遊會는 들이나 교외에 나가 노는 것을 말한다. 물론 혼자는 아니다. 여럿이 갖는 일종의 모임이다. 는 현실과 관계는 멀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공간이며 그 공간은 어느 한계점을 기준점으로 두고 있다. 詩語로 사용한 노인은 늙은 사람이 아니다. 구태여 말하자면, 이미 성찰한 어느 단계에 이른 사물이나 사상, 사고를 제유한다. 곧 죽을 사람이지만, 죽는다는 것은 선을 넘는 것으로 등극이라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등을 쓸어준다는 것도 참 재밌는 표현이다. 우리가 백지를 놓고 무언가 쓰는 것도 마당비로 쓰는 것과 같다. 내 마음을 쓸어서 옮겨놓는 이장移葬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시인들은 移葬이라는 제목으로 를 쓰기도 한다. 솟아오른 등뼈가 조금씩 부드러워지도록. 마음의 표현은 표현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솟은 것이다. 표현한 마음은 등뼈다. (色相) 같은 손가락()에 등()극은 하나의 뼈를 형성한다. 거기에다가 살을 붙이고 온전한 마음의 실물을 조합한다면 완벽한 글쓰기가 될 것이다.

     나는 어떤 뼈의 성분에 숨어 있을까? 반문이다. 내 마음은 어떤 것인가? 당장 야유회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한 번쯤 글을 쓰고 싶다는 그런 충동 말이다.

     머무는 곳에서 추방당하면서 침묵은 언어보다 크고 뜨겁게. 여기서 머무는 곳은 독자의 마음이자 우리를 대변한다. 마음은 내부에 존재하기에 그 마음의 상태는 어떠한 것이든 영향을 받았거나 닿은 것은 표출하여야 마음은 상하지 않을 것이다. 온전한 마음을 정상적인 유전자라고 하면 마음이 굴곡진 것은 돌연변이라고 치자. 그 돌연변이된 것은 밖으로 내 보내야겠다. 물론 굴곡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나쁜 일 즉 불행한 것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 표현하는 그 자체는 태어난 곳에서 가장 먼 곳, 어떤 매립지에다가 묻어놓아야겠다. ! 조연호의 매립지가 생각난다. 그나저나 아침마다 동네 쓰레기봉투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폐기물 냄새가 모여드는 곳. 그 곳은 바로 필자가 열어 본 마음의 매립지, 하치장, 똥 터 뭐 그런 곳 詩集이겠다.

     모두 마음의 매립지이라 할 수 있는 시집 한 권은 꼭 내시길, 보이지 않는 마음을 묘사한다는 것은 굉장한 작업이다. 이것은 신의 영역에 넘나드는 일이라 필사(必死, 筆寫)적인 글쓰기가 따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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