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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마지막 초식동물 / 여태천

페이지 정보

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18-12-05 00:05

본문

.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초식동물은 /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무릎을 꿇고 / 긴 눈썹의 눈을 감았다 / , 하는 소리와 함께 거푸집 같은 몸이 잠시 흔들렸다 / 더 흐릿한 건물의 외곽에서 / 마지막의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가로등 / 그 한정 없이 쏟아지는 / 인공의 불빛에 놀라 깼을 때 / 비를 맞은 아랫도리가 시멘트처럼 굳고 있었음을 / 알고서도 얼른 일어서지 못한 / 그곳이 끝이었다 / 결국에는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는 / 종점의 버스들, 나는 / 불빛에 붙잡혀 오도 가도 못하고 / 정지한 듯 움직이는 빗방울을 / 투명한 눈으로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 누군가 버리고 간 우산으로 비를 가리고 / 간판의 불빛이 터주는 희미한 곳으로 걸었다 / 벌써 길은 오랫동안 젖어서 / 불빛이 없는 먼 곳까지도 / 아득히 번득거렸다 / 길은 저렇게 혼미해서 구별이 없는데 / 섭생을 잊지 않고 오래 살아남은 동물은 / 제 길임을 알고 찾아오는 것일까 / 그들이 가지런하게 누워 침묵하고 있는 / 여기는 도대체 어디,

 

                                                                                                         -마지막 초식동물, 여태천 詩 全文-

 

 

     鵲巢感想文

     어제 주문했던 책을 찾으러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 내가 사는 이 좁은 동네도 편의점은 두 군데였다. 이 중 한 군데는 지난달 말로 해서 문을 닫았다. 한 달 판매보다 인건비와 각종 경비가 많아서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내가 머무는 곳 바로 아랫집이 또 편의점이었다. 편의점 사장은 오래간만에 보았다. 옆집이 문을 닫았는데 좀 낫지 않느냐고 했더니, 하나가 없어진 것에 비해 못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매출이 월등히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내가 머무는 경산만 해도 주위 공단이 여러 있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공단 직원도 많다. 공단 직원이 몇 달째 무급휴가로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그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어떻든지 간에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하지만, 공장 여건은 점점 더 좋지 않다는 말만 하고 무작정 근무 통보가 있길 바랄 뿐이라고 한다.

     내년은 이자율 상승에 또 오르는 최저임금 상승 이에 소비는 더욱 위축되었으며 좀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해외로 떠나는 도피현상까지 보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에서 들어온 해외 근로자는 생각보다 많아서 일반 길거리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일이다. 국내 실정이 이러한데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특히 자영업자는 올해의 이 힘든 과정을 어찌 겪었다고 하지만, 내년도 생존보장은 더욱 보장할 수 없게 됐다.

     거리를 걷는다. 엊그제 비가 내려 도로는 더욱 축축하고 떨어진 이파리들은 다 젖은 종이처럼 눅눅하게 붙어 있다. 마냥 이 거리를 걷고 있으니 시인 김광균의 시'추일서정' 이 떠올랐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공장은 나목처럼 인원정리를 하고 정리된 사람들은 다시 들어갈 그 어떤 소식의 기미도 없는 이 거리에서 다만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詩人이 쓴 시어를 본다. 초식동물, 긴 눈썹, 거푸집 같은 몸, 흐릿한 건물, 가로등, 인공의 불빛, 시멘트처럼 굳고, 종점의 버스, 빗방울, 우산, 섭생, 그들이 가지런하게 누워 침묵하고 있는 여기는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마음의 종점이다. 마음에서 발하고 마음으로 돌아오는 어쩌면 우리는 초식동물이다. 서민의 삶은 그렇지 않을까! 시멘트처럼 굳을 수밖에 없는 현실 모든 대안들은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알고서도 얼른 일어서지 못한 그곳은 끝이었다. 궁지였다. 모르겠다. 詩人이 쓴 를 읽고 현실을 점검했다. 암담하다. 어디를 보아도 나을 기미가 없다. 신문을 보아도 희망적 메시지는 없고 모두 암울한 현실을 개탄하며 전문가들이 내놓은 타개책은 현 정부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주 먼 나라 얘기다. 세계는 더욱 북한을 옥죄며 걷는데 우리는 아무런 대책도 없는 북한에다가 희망을 걸고 있으니 이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도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참 암담하기 그지없다.

 

 

     鵲巢

     병원은 늘 문을 닫아 놓았지 영안실의 시체를 들여다보는 것도 이제는 지겨운 일이야 푹푹 썩는 냄새와 포르말린 같은 발화한 기체는 더욱 코를 막지 그러고 보니 전에 몇 백 년 된 미라도 있다고 하더군, 시체는 박물관이 아니라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정석이야 참 웃기지 않나, 하여튼, 시체를 만지면 어릴 적 잃어버렸던 고무신이 자꾸 생각이 나, 친구가 먹었던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뜨렸지 옆 집 개가 뛰어오더니 아주 말끔하게 핥았어. 어릴 적 그 친구를 보는 것 같아. 검은 양복에 피어오르는 향불이 안개처럼 퍼지더군. 하얀 국화도 보이고 지난번 담배만 피우며 별만 그렸던 친구도 와 있었어. 내나 담배를 피웠네 미간을 찌푸리며 말이야 향로에 타다만 재처럼 걷고 싶었어 이제 국화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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