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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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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18-12-05 01:28

본문

.

     가출이 아닌 출가이길 바란다

     떠나온 집이 어딘가 있고 언제든 거기로 돌아갈 수 있는 자가 아니라

 

     돌아갈 집 없이

     돌아갈 어디도 없이

     돌아간다는 말을 생의 사전에서 지워버린

     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란다

 

     매일의 온몸만이 집이며 길인,

 

     그런 자유를........

 

     바란다, 나여

 

                                                                                                         -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 김선우 詩 全文-

 

 

     鵲巢感想文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에는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석이 있다. 이 비석에는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망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시가 무덤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펄펄 살아서 온 세상 누벼야 한다. 이것은 어느 시인이든 가지는 욕망이다. 시인뿐일까! 기업 하는 사람은 기업 하는 대로 중소 상인은 상인대로 바깥을 지향하며 나서야 삶의 안정을 누릴 수 있다. 나간다는 생각을 접어도 집은 집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된다. 대중의 놀이터가 되어야 하며 군중의 집결지가 된다면 정보는 이곳으로 집중할 것이고 모인 정보는 탄탄한 거미줄처럼 삶의 안정을 가져다주겠다. 그러므로 시인은 돌아갈 집이 없었으면 싶고 돌아갈 어디도 없어야 하며 돌아간다는 말을 아예 생의 사전에서 지워버린 결단코 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귀한 자식일수록 일찍 집에서 내보내라고 했다. 바깥 생활에 익숙하라는 말이다. 궁핍함을 알아야 찾을 것이며 찾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실상은 글처럼 쉬울 것 같아도 참 어렵다. 집을 가졌던가! 집을 버려야 한다는 말, 집을 잊어야 한다는 말, 그리고 내 사전에서 아예 영구적으로 집이라는 단어를 못 쓰도록 지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 용기 있는 자다. 그리고 세상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그 어느 곳곳 자취를 남기며 존재를 부각한다면 그것이 진정 구속이 아닌 자유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미친 듯이 성에 머물고만 있는 이 단어들을 기꺼이 또 내뱉고 말았다. 이것이 얼마나 돌아다닐지는 모르겠지만, 살아 있는 한 자취는 남겨라! 시인이 말하듯 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란다.

 

 

     鵲巢

     어 잠깐, 타일 바닥에 바퀴벌레 한 마리가 지나간다 전에 아파트에서 살 때에도 바퀴벌레는 있었고 새 집으로 이사하며 여기는 없겠지 했는데 어느 날 낮잠 자고 일어났을 때 아주 큰 바퀴벌레 한 마리가 배 위로 지나가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었다 어떤 때는 두려움 같은 것도 있었지만 여지없이 호들갑 떨며 때려잡았다 더듬이가 아주 길었다 몇 안 되는 그 가느다란 다리를 보면 털이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털에 묻은 각종 균들은 극기 미세해서 볼 수 없었지만 겨울의 공작실을 보는 것 같아 내 머리털이 자꾸 빠져나갔다 바퀴는 바퀴처럼 허공 아닌 곳은 어디든 기어 다닌다 어두운 욕실에서 특히 물구멍에서 오랫동안 빛과 소리를 감지하며 너는 나왔을 것이다 나는 바퀴벌레를 손으로 잡지는 못해도 휴지에다가 곱게 싸서 가끔은 바늘로 콕콕 찍어보기도 한다 압핀처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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