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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들이 온다 / 곽효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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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18-12-08 01:00

본문

 

.

     고구려와 발해의 옛 들판에 왔다

     거란의 들이고 여진의 벌이고 몽골의 벌판이었던

 

     강물은 한결같이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

 

     예맥 선비 숙신 읍루 흉노 돌궐이고

     고구려 발해 요 금 원 청이었다

 

     아무르와 우수리와 쑹화강을 건넜다

     음산을 대소흥안령을 그리고 노야령 넘었다

 

     북에서 남으로, 동북에서 서남으로, 동에서 서로

     수없이 흔들려도 끝내 말에서 내리지 않은 사내들

 

     가도 가도 망망한 평원 멀리서부터 흙먼지 날리며 말달려

     마침내 전사가 된 거친 대륙을 호령한 그들이 온다

 

     빈 들 가득 메운 잊히지 않는 얼굴들, 지워지지 않는 이름들

     고주몽, 대조영, 야율아보기, 완안아골타, 태무친, 누르하치 그리고........

 

                                                                                                         -그들이 온다, 곽효환 詩 全文-

 

     鵲巢感想文

     읽는 맛이 다분히 묻은 한 수였다. 북방을 다루었다. 북방을 생각하면 詩人 백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인 특유의 사투리와 길게 늘어뜨려 놓은 타령조 같은 는 읽는 맛을 더한다. 시인의 시도 백석에 못지않은 작품이 더러 있었다. 시제 압록강은 흐른다를 보면

     어느새 새벽별도 이울고

     성터 따라 그을린 얼굴들이 모여든다

     하나같이 검게 그을린 길고 갸름한 얼굴 위에

     광대뼈가 튀어나온, 뺨이 홀쭉한, 입술이 얇은, 눈이 쭉 찢어진, 귓불이 두툼한 이들이

     햇과일을, 메추리알과 오리알을, 가지가지 그릇과 비닐봉지를, 형형색색의 옷가지를, 인삼 산삼 당삼 녹용 우황 같은 약재를, 더러는 대대손손 내려왔을 골동품을

     옹기종기 내어놓고 투박한 말투로 흥정을 건다

     어느새 날이 밝고 흥성거리는 난전이 서고

     걍퍅하고 드센 사람들 사이로

     압록강은 흐른다

 

     또 한 편을 더 들자면, 바스토베 언덕에서 듣다3편에

     그리고 70, 나는 13녀를 두었고 손주가 여섯이오. 큰딸과 셋째 딸이 이곳에서 같이 살고 있소. 손주들은 알마티에서 모스크바에서 서울에서 돈을 벌고 있소. 내가 돌아갈 조국은 없소. 우릴 품어준 이곳, 부모가 묻힌 여기가 이제 내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오. 그래도 이 언덕을 찾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꼭 통일을 이루어 강한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오. 왜 아직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는지 모르지만 살아남아서 강한 자가 되는 그 슬픔이 반복되어서는 아니 되오. 강한 나라의 평범한 백성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를 것이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오늘 찾아와 주어 참으로 고맙소. 잘 가시오.

 

     그냥 읽는 맛이 좋았다.

     우리 민족은 북방을 뿌리로 둔다. 중국과는 다르다. 시인이 나열한 예맥과 선비 그리고 숙신과 읍루 거기다가 흉노와 돌궐까지 모두 옛 고조선의 속국의 이름이자 한 민족이었다. 사실 이들의 말과 풍습은 우리의 풍습과 거의 같다 싶을 정도로 유사점이 많다. 새를 숭배하는 삼족오 문화라든가 곰과 호랑이, 솟대에 금줄까지 심지어 사용하는 언어까지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요즘 정치를 보면 북방을 지향하는 것에 솔직히 속이 타는 심정이다. 물론 외국 어느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북한은 미래의 개척지로 유망지역에 선정할 정도로 매우 관심이다. 이것을 선점하겠다는 듯 우리 정부의 발 빠른 행동일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대북 핵 제재가 풀리지 않은 가운데 여러 의혹적인 정부 사업은 많은 국민께 지탄받을 소지가 높다. 거기다가 북한을 옹호하며 공산주의를 찬동하는 자와 이것을 버젓이 뉴스로 보도하는 자까지 있으니 나라가 망조가 들었다고 해도 단단히 들었다.

     올해 수출이 역대 최고라 한다. 이것은 대기업이 낸 성과다. 우리의 경제는 아주 취약할 정도로 서민의 삶은 최악에 이르렀다. 벌써 최저임금 상승에 세금과 물가 상승, 불안한 유가와 이자율 상승, 여기에 소비위축까지 악재에다가 악재에 앞길이 턱 막힌 상황이다. 이런 쓴소리를 듣는 정부는 오죽할까 싶다. 하여튼,

     그들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길, 우리가 먼저 나서는 것 옛 땅을 수복하듯 효종께서 그렇게 불벌을 계획했던 미처 성사시키지 못한 우리의 길을 이 악물고 걸었으면 싶다. 주몽이 달렸던 만주 벌판과 아골타와 누르하치가 딛었던 저 북방의 땅을 오지기 밟는 날이 꼭 오길 바란다.

 

 

     鵲巢

     예쁜 드립 잔에 담은 커피를 보면 떨어진 이파리를 한동안 쓸어버렸던 흔적이 보여 내가 자주 마시는 커피는 케냐, 흑인의 손등에 하나같이 애지중지로 키웠던 커피 꽃이 보여 분명히 몇 개는 솎고 몇 개는 굵은 알을 맺기 위해 다듬은 것까지 그렇게 비바람을 겪고 자랐을 그 얼룩이 보여 다 익은 커피를 광주리에 담은 것에서 떠오른 태양처럼 말렸던 일까지 보여 푸른 꿈을 안고 자루에 담았던 그날 한 국가의 왕처럼 죽음이 보여 가장 낮은 바다에서 가장 먼 이웃까지 날개처럼 척추를 잇는 게 보여 절망의 면도날에 끊은 수염처럼 음독을 마셔야 할 때가 있을 거야 그때는 고향을 잊었다고 말해줘 내 입맛이 텁텁하고 무거워서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해줘 그렇게 잔을 비워 줘

     나는 너무 쉽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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