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간 흔적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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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43회 작성일 15-08-20 22:24본문
나 돌아간 흔적 ...조병화
세상에 나는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작은 소망도 까닭도 없습니다
그저 당신 곁에 잠시 있으러 왔습니다
아시아 동방 양지 바른 곳
경기도 안성 샘 맑은 산골
산나물 꿀벌레 새끼치는 자리에 태어나
서울에 자라
당신을 만나 나 돌아간 흔적
아름다움이여
두고 가는 것이여
먼 청동색 이끼 낀 인연의 줄기줄기
당신을 찾아 세상 수만리
나 찾아왔습니다
까닭도 가난한 소망도 없습니다
그저 당신 곁에 잠시 있으러 왔습니다
세상은 사랑의 흔적 두고 가는 자리
사랑이 가기 전에 나 돌아가고 싶습니다
세상에 당신이 사라지기 전에
나 돌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을 만나러
수만리 소망도 까닭도 없이
그저 당신 곁에
나 있으러
나 찾아 왔습니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趙炳華 시인의 시편들에서 일관되게 느껴지는 건
인간의 내적 고독을 시적 서정抒情으로 발현시키는데서
형성되는 [순수 고독의 세계]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러한 [순수 고독]이 소망과 그리움의 정서로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느낌요
하지만,
그저 당신 곁에 잠시 있으러 왔다니요
나 돌아간 흔적 ...
그 소박한 작은 소망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네요
이제, 시인이 하늘나라에선 Cavatina의 고운 선율처럼
그 당신 곁에 머물러 계시려는지...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에...
요즘들어 이 분의 시를 즐겨 감상하게 된답니다
정말 그런 거 같아요..
내가 원하는 그 자리를 찾아 잠시 앉아있다가
홀연히 떠날 수 있다는 거,
그러면 행복이라고 이름 붙여도 아깝지 않을 거 같다는,
길섶의 작은 풀꽃 한송이로 감동하듯..
내가 바라는 소망이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는 걸,
살면서 더 깊이 느끼게 되기두 하구요..
네, 카바티나 고운 선율이 있고, 그 당신 계신 곳에서
시인님은 행복하실 것두 같아요..
고운 말씀으로 머물러주심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