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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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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18-08-1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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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열전

도골


역할 제대로 하는 여름
주거지 바깥이나 건물 옆구리에서 
토끼장 같은 쇠통의 날개가 쉼없이 춤춘다
실내기의 우아함을 위해 정성을 다하면서
팬들의 요구에 한몸 바치는 중이다
실내를 위하여 실외에서 살아야 하고
시원한 공기 만들고자 뜨거워져야 하는 운명
한 사내도 더위를 찢고 일찍 나선다
삶의 펌프질이 한껏 필요한 시기
가장의 날개를 돌리는 일터에서
생명줄과 연결된 스타트 명령이 떨어지면 
가슴으로 울어야 하는 바람처럼
가족사랑을 온몸으로 펼쳐 보이며
화산 같은 미션에 올인하는 것이다
순간 순간이 피날레라 할지라도
비둘기네 실외기와 마주치면서도
안주인에 화답하는 바깥양반의 뜨거운 삶

예열 멈춘 실외기들
옹기종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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