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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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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44회 작성일 18-09-30 00:01

본문

어느 가을밤

들릴 듯 말 듯 고염나무 나뭇가지 사이로 달빛이 옮겨가며 우는 소리.

 

살아 있는 관악산이 가지 끝에 걸려

파랗고 비린 달덩어리 감싸안는 소리.

 

등나무 줄기가 스르르

어둠 속 별빛 희미한 벽을 올라가는 소리.

 

빙어氷魚 몇 마리가 투명한 물살을 거스르다가

! 하고 파문을 일으키고야 마는 소리.


가까운 데서

먼 데서

氷魚 몇 마리가 내 심장의 가장 깊은 곳까지 

헤엄쳐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모두 흘러가 버린 다음

가장 깨끗한 망각忘却만을 품고

저 달은 서방정토西方淨土를 향해 둥둥 떠가겠지.

 

발 아래 검은 장막 오직 연잎만을 꾹꾹 밟으며.

연잎 위에 담뿍 고여 있는

황홀한 이슬방울만을 핥으며.

 

고염나뭇잎 검은

침묵에 천 번을 사지 찢기어,

별빛 사이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저 지향 없는 소리.

 

저 모든 소리 위에

투명한 벽돌 차곡차곡 쌓아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집을 지었지, 그대 위해. 

세상 가장 낮은 이의 아픔으로 

우리 가난한 옷 함께 지어 입고

얼음같은 우물물로 

서로의 발 씻겨주고

잠잠히 꿈틀거리는 갈메나무의 침묵을 우리가 대신 울어주자.


사방이 훤히 트인 달빛 속

오늘밤도 자오선을 넘나드는 별.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릴 듯 말듯한 ~
옮겨가며 우는 소리]

깊어가는 가을 밤이
가슴으로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리 속에 삶과 죽음
사유체로 걸로 쓰신
[자운영꽃부리]님의

시창에 잠시 멈물다
별이 되어 자오선을
넘는 가을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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