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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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09회 작성일 18-10-01 04:17본문
선운사에서는 동백꽃이 동백꽃을 그리워한다지요.
동백꽃의 마음과 동백꽃의 마음이
실바람같은 핏줄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다지요.
동백꽃 하나 붉게 흔들리면
그 조용한 파장을 타고 모든 동백꽃들이 삼십리길 따라 딸랑딸랑 흔들린다지요.
그럴 때면 멧새들이 하늘로 소란하게 솟구쳐 오르고
직박구리새 얼굴을 동백꽃 속으로 묻는다지요.
날개 없는 나는 부르튼 발 절룩이며
동백꽃 아래 숲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답니다.
동백꽃들 목숨 따라 바람 일어가는 그 방향으로.
하지만 바람을 거슬러 오는 이도 있겠지요?
그이의 얼굴을 보러 녹음綠陰이 우르르 몰려가기도 하겠지요.
천 개의 청록빛 손을
그이 얼굴 가까이에 흔들어대겠지요.
바람이 그이의 얼굴을 씻어주고 그이의 눈동자에는 연푸른 해무海霧가 채워지겠지요.
아, 저 선운사 동백꽃 탐스러운 숭어리들 중 하나가
내 입안에서도 돋아나라 그대는 말하겠지요.
기나긴 여름 하루
살짝 열린 동백꽃 안에서는 파도가 간혹 일기도 한다지요.
파란 하늘 파고들어
예리한 궤적 남기는 동백나무 가지 할 말을 탕진하였답니다.
나를 향해 입 다문 여름 하루
동백나무 가지가 침묵하기 시작하면
동백꽃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다가 더 더 하늘 향해 부풀어오르지요.
빨간 꽃그림자 청록빛 소리에 섞이면
숲의 형체마저 향기를 띠기 시작한답니다.
그대여
선운사로 오셔요.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통해 선운사로
날아 가고파 집니다
붉게 피어오르는 핏빛
청록빛 소리 섞일적엔
향기 띠기 시작한다니
이역만리 타향살이 접고
단숨에 날아가고 싶은 맘
모든 시름 던져 버리고서
지금 등 뒤에 날개 달아
휘이얼 날아 가고파 져요 ```~~~*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벌써 10월이 되고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서부는 절기 변화가 그렇게 극심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여기는 벌써 기온이 내려가서
어떤 때는 서늘함을 느낄 정도입니다.
시가 좋은 것이 그것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시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시를 쓰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운사로 가게 만드는 시네요,
동백꽃이 동백꽃을 그리워한다니,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