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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8]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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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18-10-08 12:35

본문



 

도골

 

 

참고 살던 벽이 울었다

그 흔적으로 말을 걸어왔다

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싶었다

 

벽은 원래 없었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벽의 자리에 누군가 쌓은 것이다

철조망일 수도 흙일 수도 돌일 수도 콘크리트일 수도

투명한 유리일 수도 불투명한 유리일 수도

나쁜 사람일 수도 죽은 사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질이 아니라

무언가 만들어져 막고 있다는 사실

 

저 벽 너머의 내가 이쪽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도 같은 생각일테고

어쩌면 벽에 낀 내가 벽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균형을 이루고 든든한데

삐딱하게 방황하는 새로운 벽

쉽게 넘어지는 우스운 벽

넘어갈 수 없는, 부술 수 없는 단단한 불가능

그것을 가능화하지 못하는

나는 어리석은 벽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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