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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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40회 작성일 18-10-19 21:34본문
가을의 불편한 진실* / 백록
가을은 핏빛 억새꽃 잔뜩 품고 저물녘으로 숨어들고 싶은 계절이지
가을은 뒤숭숭한 갈바람 소리에 마냥 서글퍼지는 계절이지
그리고 가을은 한없이 을씨년스런 계절이지만
그러나 가을은 가없이 그리워지는 계절이지
가을은, 가을은, 이대로 가을이기만을 기어코
세월 끝까지 고집하고 싶은
첫사랑 비밀을 울컥한 노을의 노트로 은밀히 적고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은
붉은 계절이지
사연인 즉,
밤새 잠 못 이룬 백록과 뚝 떨어진 새별오름 위로 이별을 품은
큰 별 하나 슬그머니 뜨던 날
그 어간에서 산발한 억새들 선잠을 무너뜨리며
어욱 어욱 울음 삼키던 몰골을
귀신이 되어 한참을 지켜보았지
바람의 심술에 내쫓긴 노루들 갈피를 잃어
으억 으억 울음 토하던 절규를
뭉크가 되어 가만히 귀 기울였지
이들은 필시, 내 전생의 근친이었거나
서로 이루지 못한 애증이었음을
비로소 그때 느껍게 느꼈지
내 울음도 역시 그러하였음을
핏빛 서러움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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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제목에서 차용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편한 진실을 밝혀주셔서 고맙습니다. 테울 시인님!
반갑습니다.
날씨가 추워추워 합니다.
이곳 내륙지역 제천은 더 합니다.
엊그제 인천공항에서 제천으로 넘어왔는데
진짜 이게 가을 날씨 맞나 싶더라구요.
환절기에 건안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불편합니다
ㅎㅎ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남자셨군요 ㅎㅎ
가을바람처럼 서술이 불어오네요,
사연인 즉, 은 죄송하지만 제 느낌엔 없어도 좋을 것 같은데요.
괜히 나이 들어 보여요,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착각은 자유지요
그래서, ㅎㅎ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게 있어 불편한 진실은 시인님의 한라의 억새 미끼에 코가 꿰였다는 것이지요
한라와 오름, 산굼부리의 억새에 눕고 싶다는 제 생각입니다.
빨리 오라는 초청창으로 들립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그럼 얼른 오시지요
한라산 소주에 오름 고기 억새 쌈 안주로 해서 한 잔 아니 한 병씩 쭈욱...
초청장은 갈바람이 전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