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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69회 작성일 18-10-20 10:54

본문

 

 

 

 

 

 

새벽 /추영탑

이슬에 구멍을 내고 살아남은 새벽이

있었네

한 새벽이 거기 살아 있었네

가을 장미 두 송이 이슬에 찰랑거리릴 때

질펀한 꽃무릇 대궁에 혀를 박고 혼절한

바람 한 옴큼

붉어서 시샘하는 것들의 눈망울

내가 너희에게 한 눈 팔 적에

너희도 누군가에게

시선 잃고 있었구나

그렇게 반짝 버린 시간이 살고 있구나

거망빛에 박힌 구슬을 뒤적이며

막치소반에 신선로를 얹고 구자탕 끓이는

신새벽에

풍국(楓國)이 개천(開天)하는 이런 날이면

황국(黃菊)은 또 어디서 이슬에 젖고 있는가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무는 가을 새벽에
황국이 이슬에 한 잎마저 꺾어졌군요.
세월의 무상함, 그 누가 말리리오. 그저 순응하며 한숨, 한숨, 죽일뿐입니다.
일취월장하시는 추 시인님의 시산맥에 서서 지평을 향해 복식호흡하고 갑니다.
환절기, 건강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쓰는 것도 세월 죽이는 한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두리번 두리번 할 일을 찾다가 할 일이 없으면 글 앞에 앉는 것,
시인도 아니면서 시를 좋아하는 것도, 지병이랄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쁘실 텐데, 주말 잘 보내시기를 빕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가운 이슬 속에 피는 가을 국화꽃!
해맑은 모습이 시인님의 평소 마음 같습니다
주말 잘 지내시기를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집 국화는 아직 작은 봉오리만 매달고 필 생각을 안 합니다.

황장미는 벌써 세 번째 계절을 알아보고
피었다가 시들고 있는데...

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요.  *^^

정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울컥하여  빚은 진주알을
이슬로 알고  바수어

펼쳐  휘적인  풍월이  시절을 농단합니다ㅎ ㅎ

능선 한 바퀴가  오밀조밀  감칠 맛이  돌고요**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구!
농단하다가 햇빛하고 멀어져 천리 밖으로 멀어진 사람이 있습니다.

싫습니다, 농단은, 죽어도...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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