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의 전설을 각색하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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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22회 작성일 18-10-27 11:33본문
오름의 전설을 각색하다 말고 / 백록
이 섬을 대변하는 전설이다
그 서막이 우뚝한 한라산 영봉이라면 그 끝은
깊은 수심을 품은 아마도 같은 이어도로 막을 내리는,
요즘은 커튼콜로 이어진 제 2막 1장의 어간이지만
대략 365일 같은 오름들 그 내막은 하루하루가 다를 것이므로
족히 1년을 써야 제 1막의 대강줄거리가 되겠지
애초의 무대는 바람이 지배하던 망망대해
수만 년 후 내가 머문 여기로 불현듯 불이 솟았겠지
물론, 주연은 설문대할망이고 조연은 수만의 여신들을 비롯하여
천태만상의 돌들, 그 외 등장인물은 부지기수겠지
할망은 첫날 첫 삽으로 백록담을 파고
이후, 날마다 아래로 빙글빙글 돌아다니며
하루에 하나씩 오름을 쌓아올리며
태초의 이야기를 꾸몄겠지
이쯤에서, 잠시 숨 고르다 이순을 갓 넘은 이쯤에서
그 오름들 이름을 헤아려보니 고작 내 나이만큼도 모를 지경이니
짐작컨대, 살아생전엔 그 이름들 이루 다 못 외울 지경이니
글을 쓰다 애를 쓰다 더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아둔한 머리를 붙들고 전설의 서두만 대충 긁적이다 말고
지금은 맨 끄트머리 오름 같은 이어도만 가슴에 품고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 섬의 신세타령 같은 후렴구만
마냥, 부르고 있네
자나 깨나 새벽으로 비치는 평화로 오름에서
어느덧 노을을 품은 억새꽃들 춤을 추는
새별오름 분화구에서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름의 전설에서
오묘하게 얽혀진 그곳에 전설이 설명되듯 합니다
수많은 전설을 시 한편으로 가름하기는 어렵겠지만,
늘 향토적 시를 쓰시는 시인님의 글 속에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대로 써봐야지 하다가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잇는 그대로도 다 못 쓸 판인데...
언감생심, 제가 감히...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을 달고 사시니 늘 안스럽습니다
어떻게 살펴드릴 수도 없으니...
근데 댓글에 열쇠를 왜 달고 계신지
ㅎㅎ
아무튼 얼른 쾌차하시길...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초의 이야기가 무궁무진 할텐데 역쉬 테울 시인님께서 술술 잘 풀어주십니다.
귀에 쏙쏙 박아갑니다.
애향심에 열정을 담은 귀한 글, 잘 감상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히 그 전설을 붙들고 긁적거리다 혼낫습니다
ㅎㅎ
오름 이름 하나 겨우 올려놓고
애를 쓰고 전전긍긍하다
도중 내려놯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