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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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18-11-02 13:04본문
빈집 / 부엌방
나는 아침마다 아파트 우는 상자를 나와
골목을 헤메인지 봄부터 골똘하다
골목에는 같은 식구들뿐,
전봇대 반지하 가로등 화분 전단지
그다지 다닥닥 하지 않고 너덜 득득하다.
어릴 적,
타작 후 양쪽으로 집단 쌓아
들어간 푸근한 짚단 들여
조그마한 골똘생각 발목 잡는
골똘히 작은 골목 든다.
입구에 골똘한 작은 돌 노랗게
상수도 뚜껑 골똘히 거뜬히 지킨다.
두 발짝 골똘하니 회벽칠 다닥다닥 묻어
거칠한 집이 골똘을 퍼붓는다.
골똘하여 네 얼굴
뜯어보기로 싸워본다.
너덜너덜 쥐어뜯긴
나무 대문 문패 하나 없이,
경첩 암놈은 뜯겨 어디 가고,
손바닥만 한 사자 장식 무냥
입꼬리 다 떨 거 져나가
박제 눈감고 울고,
벌건게 편지함 수고하세요 하면 가라고
대문 안쪽에는 파란 비닐로
대문 더디 감싸 쥐어,
나의 빈 가슴 골똘 다 떨어,
빈집에 몽땅 털린다.
발이 근질근질한
함석지붕 내리누른다.
대문 위 잡초 주리주리 얽혀
골똘이 머리 잡으려,
골똘히 허공, 텅 빈 집을 요리하여,
숟갈 골똘 닦는다.
골똘한 빈집 골똘히 골똘이 들인다고 햇살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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