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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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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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조회 560회
작성일 18-11-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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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의 場 / 백록
낙엽들 무더기로 굴러댕기는 시간을 밟으며
간혹, 뿔뿔이 흩어지는 흔적을 훑으며
삼백예순날 나의 술잔 같은 오름을 품은 한라산을 사러 동네 마트에 들렀는데
그 한 귀퉁이로 허름한 장이 열렸다
달그락달그락 빈 술병들의 수다가 술렁인다
속을 비워 오그라든 병들
속을 삭히다 주글주글해진 병들
그래서 더욱 씁쓸해진 병들일 것이다
저들은 필시, 일하다 지쳐 술로 달래다 벋쳐 저승길로 향하는 낭군님 뒷바라지로 흘러온 세월만큼 취해
속속들이 바닥으로 쓰러져버린 病들일 것이다
물론, 세상사가 그렇듯
사슴 중에도 백록이 있듯
예외는 있겠지만
오늘 따라 저 빈 병들이 참 무겁다
마침내 장은 파할 것이다
잠시 후, 영락없이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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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한라산은 진정 행복하지 싶습니다
시인님의 깊은 시심으로 매일같이 다독거려 주시니까
외롭지도 않을듯 싳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태풍같은 험난한 세파를 품으로 막아주는
그 아래 여린 인간의 삶이 있다고 생각하니
백록의 절개는 이 세상 비할 수 없는 웅지를 품은듯 싶습니다
휴일 즐건 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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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행복합니다
그렇지만 산다는 건 꼭 같습니다
불행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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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제 속이 마치 빈 소주병 같은 느낌!
다음에 마트에 가면 한라산 한병 꼭 사리이다
늘 잊지 못하는 분, 건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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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육지에서 한라산 사기가 그리 쉽지 않을 텐데요
ㅎㅎ
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