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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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55회 작성일 18-11-07 08:58본문
갈치와의 전쟁 / 백록
천 촉 눈알을 부라리고 갈치 무리와 한 판 전쟁이다
싸움터는 시커먼 제주 앞바당
희끗한 비린내 치열하다
갈고리 같은 미늘은 저들의 천적
그 적의 적은 전신이 칼이다
기시감의 가시를 품은 낚시의 유혹은 결국
제 몸과의 전쟁
물살을 찌르고 가르고 낚아채는 눈빛이 번쩍번쩍 무척 날카롭다
쇠심줄 같은 목줄을 내던지고 끌어올리는 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회심의 전술
그 손마디와 버팅기는 뼈마디
마디마디가 절절한
생사의 혈투다
칠흑 같은 밤을 악착같이 물어뜯으며
전과를 올리려는
전생의 지느러미 같은 옷깃을 여미며 자정을 넘긴 시각
오늘은 어느새 입동 초입이다
서늘한 수면을 뚫고 용틀임하는 저기 은빛처럼 번뜩이는 시 하나
보란 듯 낚아채고 싶은 갈망의 여기는
어느덧 머리칼조차 희끗거리는
칼바람 기슭이다
언제나처럼 한라산을 벗 삼고 간만에 석쇠로 쓴 시
그 시체의 비릿한 간을 보고있다
칼맛치곤 고소하다며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밤을 꼬박 새우는 그 전투에서 은빛 투구를 전리품으로 얻은 것처럼 시인님의 바다에서 반짝거리는 시 만선으로 건져올리실 것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소한 갈치맛을 빠뜨렸다 싶어 몇 줄 더 긁적거리고 지금에야 답글 올립니다
늘,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쇠에 얹혀 고소롬해진 갈치 속살이
얼마나 혹독한 사투에 소출인지를 비로소 알 듯 합니다
오래전 것에서는 >>> 이따금 미늘도 보이긴 했지요
고맙습니다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치의 소출이 속앓이처럼 비치는 말씀입니다
그도 그럴 것 같습니다
값이 비싼만큼 맛도 뛰어난 만큼
힘겨운 싸움의 산물이지요
감사합니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