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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송두리째 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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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3회 작성일 18-11-08 12:37

본문

가을을 송두리째 뽑아 낙엽에 담게 한다

미처 다 담지 못한 가을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초겨울 비는 경계선에 선 낙엽들을 내몬다

어디에 설 곳을 잃고 나서는 곳이 곳이 길이다

거기 나무 가지들은 멍하니 선 채 시린 바람 끝에

흔들리며 멀리까지 지켜 본다

낙엽이 떠난 자리에 달고 설는 눈발이 아른거린다

모든 것과 헤어짐을 앞에 두는

초겨울 비는 한 줄기 이별로 선을 긋는다

잊을 것 잊으라는 화인을 찍는다

옷깃을 세워 지나간 시간의 뒷등을 바라보면

울컥이게 하는 것들

유리창은 짙은 가을 끝자락의 빛을 물들이다 하나둘씩 씻겨간다

차가움이 어리는 날에는 그리움도 두꺼워져 갈 것이다

서로를 멀리 두고 속삭이는 시간들

언 바닥에 홑뿌리는 눈발과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히는 날에는

한 해도 저물어 그림자로 남을 것이다

죽을 둘 살 둥 모르고 달려왔던 사람들

풀이 죽고 기가 죽는 한 해를 살아온 것이 기적같다  

    

댓글목록

도골님의 댓글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면 가을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봄처럼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여름처럼 조바심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겨울처럼 다음 걱정 안해도 되고

잘 감상했습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겨울 비줄깅에 젖어 있는 낙엽이며 모든 것이
떠남을 재촉하고 자리를 비워주는 풍경이 쓸쓸하게 다가오는
계절의 외처로움이 물결 칩니다.

도골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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