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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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44회 작성일 18-11-20 11:23본문
아주 특별한 간이역 /추영탑
죽음은 주검을 태우고 어디로 가는지,
객사(客死)라며 안방의 윗목에 관을 베고 누워야 할
주검이 마당 귀퉁이나 깔고 누워 차일 너머로 듣던
상여소리, 다시 생각하면 그 역시 호사였으니
이제는 사방이 막힌 냉동실에서 쓸쓸하게
몸과 마음을 함께 얼리며 밤을 지새야 하는
한 사람만의 전용 간이역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닐 영혼들마저 얼어붙어 있는
누군가의 객사가 3차원에 자리를 편다
줄줄이 도열해 있는 화환들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는
향냄새와 국밥냄새가 조문객들의 실존을 일깨워 주면
더러는 고인의 생전을 추모하고
애증을 삭이며 속으로 울기도 할 때
배웅하는 이 없는 불꺼진 간이역에서
죽음과 주검이 서로의 이별을 꽉 부둥켜안고
손에 쥔 차표를 만지작거리며 막차를 기다리는데
말을 잃어버린 사람들만 잠시 머무는
아주 특별한 이 간이역엔 상여소리가 없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가는 길!
그 간이역에 누가 근무하고 있을까요
무슨 꽃을 전시 했나요
역장님 성함은 누구시던가요
기적소리 대신 슬픔에 울음이 가득할 것 같은
생각만으로 애처로운 길 같습니다
춥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에는 객사라며 밖에서 죽으면 집안에 들이지도 않던
풍습이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객사를 합니다. 물론 안방은 그때부터
끝이고요.
불이 꺼졌기 때문에 역장님의 얼굴은 안 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으로 알고 불쑥 들어섰다가
때가 아니기에 얼른 내렸습니다
얼지 않았기에 천광은 의외로 수월하겠습니다**
분향합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하셨네요. 킬 날뻔했습니다. 글 한 줄 잘못 썼다가
원망 크게 들을 뻔했네요. ㅎㅎ
분향은 간이역으로 보내겠습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