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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서리 아기 동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05회 작성일 18-12-11 10:37

본문

하얀 서리 아기 동백


해안가 절벽에 숨은 듯이 동백 한 송이

몰아치는 눈보라에 곱게 피어

눈을 떴다 감기를 반복하고 있다


언젠가 산 같은 해일이 밀려오던 밤

혼자 집을 보던 어린 소녀

칠흑 같은 밤바다에 파란 섬광들


소녀는 무섭다고

우리 집 안 방안으로 뛰어든 순간

발치에 시샘인지 거친 물결 뜰 앞에 범람


이웃 마을 결혼식에 떠난 그의 가족

애꿎은 날씨는 뱃길도 끊긴

어쩔 수 없는 만남은 초조하게

늦은 밤 이불속을 제집처럼 파고들게 하던


내일이면 떠나야 할 엇갈린 운명!

포효하는 파도보다 엄중한 국가에 부름

어떤 인연도 초연해야 했던 숙명 앞에

흐르는 시간은 무섭게 이별을 재촉했다


동이 트자 잔잔해진 바다

찬란한 여명이 수평선을 차오르며

안개마저 걷혀 맑은 뱃길이 열리는데


언제부터 절벽 위에 아기 동백 홀로

<떠나가는 배를 애타게 부르는,

겨울비에 젖은 돛 찬바람 안고

물결 너머 저기 멀리 떠나가는 배>


그렇게 정든 그곳을 떠나던 날 

멀어진 뱃길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아기 동백 안부조차 잊고 살아간,

무심한 세월 홀로된 영혼 동백이 되었을까


수많은 그리움 불꽃으로 승화

하얀 서리 차갑게 응고된 눈물마다

천 길 낭떠러지 서리 깔고 곱게 피어 있다


꿈에도 못 잊을 그 날에 동백이여!

어떤 난관도 꺾이지 말고

추위에 숨은 듯 붉게 피어 향기를 전했으면.


※떠나가는 배:정태춘 작사 작곡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필이면  절벽에...
생이 힘들면 삶은 그만큼 억세어지나 봅니다.

내려다 보이는 바닷길에 풍랑 잦아들고 그리운 임이라도 찾아들기를... *^^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추억에 한 폐이지가
동백처럼 피어 맞아 주기를,
어쩌면 허구치고 기고 만장 합니다
다녀가신 흔적 감사를 드립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의 세상에 느낀 감성으로
자연의 깊은 진리를 터득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늘 따스한 발길 감사를 드립니다.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설한 백척  까마득한  단애에
핏빛 선연한  아기동백이라시니  절묘합니다

단장에 내력이  참을 수 없게  자극합니다만
너무나  사적인지라 ****  차마 **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금은 어지러운 어휘들이 난무하듯 합니다
좋게 읽어 주시니 오히려 송구스럽습니다
추위에 가내 평안하심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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