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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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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18-12-1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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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를 쳤네. 


어쩐 일인지 붓이 난초의 형상 바깥으로 나가버리고 말았네.


마음을 그려놓고 말았네.


새하얀 종이 위에서 멎지 않고 계속 움직여 가는.


내 마음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마음이었네.


내가 모르는 이의 마음이 왜 내 마음 안에 자리잡고 있었는가.


눈 돌리니 잠깐 사이에 난초꽃은 모두 지고 말았네.


난초꽃 사라진 자리, 어느새 마음 또한 사라지고 말았네.


햇빛이 옮겨 가는 텅 빈 자리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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