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요양원 풍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06회 작성일 18-12-12 10:07본문
겨울 요양원 풍경
서늘한 회색빛 유리창
알루미늄 창살에 부딪히는 낯선 물체
바람에 흔들리는 빈이 지마다
낯익은 손님 춤사위를 느껴보듯
이윽고 굳게 닫힌 창문들
아침 햇살에 하나씩 열리고
푸른 가운에 하얀 마스크를 쓴
간호사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잠이 깬 노인들 마주친 눈빛!
당신은 누구냐고 묻지 않아도
우리는 평소에 영원한 친구
한평생 낮게만 살아온 생애
늘어진 피부는 울룩불룩 굳은 뼈가
볼품없는 미라처럼 휘어만 가고
낙엽처럼 싸늘하게 누워 있는 시간
등 밑에서 쉼 없이 푸석푸석,
검버섯 피어난 살갗에는
오늘도 뜨거운 찜질팩이 얹혀있다
오늘도 창가에 느티나무 가지들
추위도 아랑곳없이 그윽한 눈인사
몇백 년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
손발이 부릅떠 튼 틈새에 매듭이 굵어도
세상에 그늘막으로 한해를 채우는
겨울 추위쯤 아무런 고통도 아니라고
하얀 안개는 초겨울 천사처럼
힘들 때 계곡에서 가슴을 식히는 동반자 격이지,
그래!
인생에 노년도 느티나무 같은 삶!
안개는 은밀하게 마음에 친구로
서로가 안기면 가슴도 평온한
그런 겨울이면 정말 외롭지 않겠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은 마음 따로 생각 따로인 세상을 살아가는것 같아요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병든자에게는
눈인사만이라도 위안이 될텐데
이핑계 저핑계로 묻어버리기가 일쑤드라구요
겨울 요양원 풍경
잘 보고 갑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도 요양원의 풍경은 밝지는 않을듯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늙거나 아프면 머물어야하는,
그러나 모두의 관심속에 외롭지 않고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늘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다보면 찾아오는 노년,
그렇게 떵떵거리며 살기등등하던 누군가도
알츠하이머라지 않던가요?
적당히 살고 적당한 때에 갈 수만 있다면,
그게 행복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1세기의 고려장이라는 ...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년은 누구나 찾아 오겠지만 막상 닥치는 사람의 전유물처럼 소외되는
현상이 빈번 합니다
이 겨울은 모도의 관심으로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춥습니다
건강에 유의 하시기를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회색이 아닌
은결이어야 할 그 자취
하지만
구부정한 억새 같아진 어쩔 수 없는 노쇠
미리 본 자화상이랄까요 **
잘 읽었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늙어 간다는 대명사처럼 불리는 요양원,
그 곳에 머무는 동안 최소한 외로움은 면했으면 합니다
귀한 발걸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