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전역에서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추전역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7회 작성일 18-12-13 00:02

본문






추전역에서 가장 높고 외로운 것이란 사람임을 본다. 


하루에도 몇 번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추전역은 바람에 쪼이고 햇빛에 갉아먹히고 있었다. 


잠시 역사 문을 열고 나왔던 직원의 옷소매가 짙은 푸른빛이었던 것을, 나는 이 높고 외로운 곳에서 저 푸른 빛이 견디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한다. 


녹슨 수염 위에 초라한 코, 깊은 눈. 바람개비처럼 빛의 황홀 속에서 힘차게 돌아가던 안경. 시들어진 옷깃이 쪽문을 열고 역사 안으로 다시 들어가 버린다.


산처럼 쌓인 석탄더미 속에서 태고의 흔적을 찾아 보는가. 넘실거리는 대양이 세상에서 가장 긴 기차였던 적도 있다. 


오지 않는 기차란 없다. 그저 기다림이 길 뿐. 기차가 남기고 간 그 긴 흔적을 쫓아 까마귀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자세로 하늘을 배회한다.


추전역에서 고독은 차갑고 예리하다. 고독한 날들은 선로 되어 끝없이 뻗어 있다. 


햇빛이 내리쬐도 뜨거워지지 않는, 차가운 강철이 규정하고 있는 길. 산능선 타고 넘실거리는 초록빛이 형태 없이 무너져 내리는. 


느껴지지 않는 나의 감각은 저 험준 바위계곡 사이 그 어디 영겁에 묻혀 있는가.


나의 오후는 추전역에 서 있다. 그리고 이 칼바람 속에서, 나는 시간에 무디어져 가는 법을 서서히 잊고 있는 것이다.  
















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번 가 볼만 합니다.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지요. 기차가 별로 지나가지 않는 아주 높은 곳에서 고독을 견디어 가는 역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차장 아저씨가 들어오라고 친절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운날의 기다림은 발만 동동 구를뿐인데
시인님의 기다림은 한순간도 시가 되어 자태를 뿜어내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정해지지 않고서는 저 끝없이 고독한 차가움을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추전역에 가 보고 들더군요.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일, 그것도 수십년을 저 추위 속에서 - 녹슨 역사가 하고 있는 일이 이것이었습니다. 아직 이 감동을 제대로 그려낸 것 같지 않은 미진한 생각이 드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otal 34,495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54 12-26
3449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 15:14
3449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 13:44
3449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11:43
3449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9:51
34490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8:45
34489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6:29
34488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22
3448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18
3448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3:30
34485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0:32
34484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0:22
3448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4-17
3448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17
3448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4-17
3448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17
34479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17
3447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7
3447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17
3447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17
34475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7
344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17
3447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6
34472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4-16
3447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16
3447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16
34469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6
3446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16
34467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6
34466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16
3446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6
34464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16
3446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6
3446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16
3446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16
344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16
34459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15
3445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15
3445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15
3445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15
34455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15
34454
댓글+ 2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5
34453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5
3445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15
3445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15
34450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15
344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15
34448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15
34447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15
34446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4
34445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14
3444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4
34443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14
344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14
3444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14
34440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4
3443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14
3443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14
3443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14
3443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14
34435
료칸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3
3443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13
34433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13
34432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13
3443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13
3443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13
3442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13
344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4-13
344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12
34426
봄날은 간다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