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의 우수작 발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4,134회 작성일 18-05-25 21:08본문
지난 4월중 우수창작시란에 올라온 작품을 대상으로 한 창작시부문 우수작을 소정의 심사과정을 거쳐
아래와 같이 발표 합니다
(등단작가의 작품, 시마을 문학상 대상 수상자의 작품은 제외되었으며 발표 후 표절사실이 밝혀지는 경우
우수작 선정은 자동 취소됩니다).
최우수작과 우수작은 연말 시마을문학상 후보 작품이 됩니다
최우수작에는 그믐밤님의「봄날」이 선정되었으며 최우수작가로 선정되신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수령용 주소 및 수령인 성명, 전화번호를 창작시운영자에게 쪽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최우수작】
[내용보기] 봄날 / 그믐밤
【우수작】
[내용보기] 바람이 빚은 사람 / 영등포74
[내용보기] 봄감기 / 형식2
[내용보기] 빗줄기 / 시화분
【가작】
[내용보기] 절규라는 단어는 이럴때 쓴다 / 창동교
[내용보기] 빗물이 조각한 무덤 / 추영탑
[내용보기] 페달, 미완성 교향곡 / 잡초인
[내용보기] 나비의 노래 / 라라리베
[내용보기] 저녁이 없는 저녁이었다 / 공백
[내용보기] 귀향 / 동피랑
[내용보기] 멸치고추장 볶음 레시피 / 샤프림
[내용보기] 볼륨 한 가운데 떠있었다 / 터모일
[내용보기] 꿈꾸는 배 / 조현
[내용보기] 링반데룽 / 우수리솔바람
[내용보기] 그는 좋은 구름이 있다고 했다 / 최현덕
[내용보기] 포스트 카니발리즘의 제1 법칙 / 김조우
[내용보기] 넬라 판다시아 / 정석촌
<심사평>
윤성택 (시인)
예심을 통해 전해 받은 시는 18편이었다. 모두 봄날 기운을 받아 자신만의 언어로 시를 틔워낸 개성이 다양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시의 뿌리를 튼실치 못하게 하는 두 가지 독(毒)이 눈에 띈다. 첫 번째는 ‘한자어의 남발’이다. 한자어는 대부분 응축된 관념어다. 적절히 사용하면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남발하게 되면 시가 죽은 비유로 싱싱함을 잃는다. 새로움과 낯섦이 시의 양분이다. 한자어를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시의 자생력이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두 번째는 ‘자신만의 세계관’이다. 시는 상투성과의 처절한 대결이다.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나 도덕, 종교에 시가 기대거나 얽히면 자신만의 색깔이 없어진다. 입바르고 고만고만한 세계관은 익숙하고 따분하다. 오히려 그것들을 딛고 오롯이 형상화될 때 독자는 시인의 경이로운 세계와 교감하게 된다. 야생화가 잡풀 사이에서 고유한 색깔로 돋보이는 건 처절한 생존의 모색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사람들의 눈빛을 들인 것이다.
본심에서 끝까지 남은 작품은 「빗줄기」, 「봄감기」, 「바람이 빚은 사람」, 「봄날」이었다.
「빗줄기」는 수직으로 내리는 빗줄기를 하나의 꽃대로 직관해내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첫 행부터 과감하게 비의 형태를 담아내고자 한 글자씩 배치한 점도 흥미롭다. 세상의 꽃은 하늘로 피어나려 하지만, ‘낮은 곳에 피어는 꽃’이 빗방울 꽃일 터이다. ‘그에게 피어난다는 것은 구르는 것’도 영감으로 잘 짜진 직관이다. 그러나 말미로 갈수록 주제 의식이 치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마지막 두 연에서 반복되는 직유의 위치도 패턴이 읽혀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백합 꽃잎처럼’은 치명적이다. 본디 직유법이란 A와 B 사이의 유사성을 기초로 한 상상력이다. 여기서 원관념과 보조관념 거리가 멀수록 시적 긴장이 강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기껏 빗줄기를 초반에 ‘꽃대’에 비유해놓고 그와 유사한 ‘백합 꽃잎’과 견준다는 것은 맥이 풀리는 대목이다.
「봄감기」는 벚나무와 몸의 생태를 상상력으로 보듬는 시도가 돋보였다. 감기에 걸리게 한 ‘날 선 바람’이 가슴팍에 ‘작은 벚나무’를 심어주었다는 표현은 매력적인 발상이다. 그래서 ‘재채기를 할 때마다/ 하얀 벚꽃잎들이/ 한 움큼씩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는 탄력과 긴장을 주는 이 시의 압권이다. 그런데 마지막 연에 이르러 ‘생애를 알 것도 같아’의 포즈가 걸린다. 치열한 묘사로서 보여주어야 할 부분을 감상적으로 타협하고 그럴 듯한 결말로 포장한 인상이다. 마치 시는 이래야 된다는 강박에 휩쓸린 듯하다. 좀더 패기로 독창적이면서 치밀한 시각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바람이 빚은 사람」은 제목에서부터 은유하는 시적 사유가 돋보인다. 바다에 나가 대어를 낚을 수 없는 노인을 섬세하게 형상화시켰다. 바람과 노인의 이미지를 오가며 연결시킨 균형 잡힌 표현은 예사롭지 않다. ‘문을 열고 들이닥친 바람에/ 노인이 출렁이기 시작한다/ 이마에 새겨진 마른 파도부터/ 습관적인 입질’에서 보듯 노인의 이마 주름을 파도로 연결시키는 흐름이 설득력 있고 그에 따른 감성도 충분했다. 그러나 짧은 시에 ‘노인’, ‘바람’ 이라는 두 단어가 무려 7~8번씩이나 동일 반복돼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떨쳐내지 못했다.
최우수작으로 꼽은 「봄날」은 시적 사유가 유려하고 문장에서 다양한 감각을 절묘하게 엮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나와 당신의 감정을 사물에 조율시키면서 긴장을 이끌어내는 수사가 그간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멀리서 용접하는 불빛처럼/ 계절은 꽃 한 번 피우고 지운다’에서 물질(용접)과 자연(꽃)을 대별시키는 솜씨나, ‘당신에게 꿈 같은 걸 말하면/ 해는 조금 길어지고/ 바람은 곁에 다가와 살랑거린다’의 감정이 물리(物理)를 부리는 표현도 탁월하다. ‘봄날이 공터에 쌓여 있다’ 마무리 역시, 현실의 무상함과 추억의 절실함이 이뤄낸 확장된 울림으로 전해진다.
수상자들에게는 축하와 정진을, 아쉽게 밀린 응모자들에겐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시인 약력>
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
2006년 『리트머스』(문학동네) 시집 발간
2013년 『감(感)에 관한 사담들』(문학동네) 시집 발간
2013년 『그 사람 건너기』(가쎄) 산문집 발간
2017년 『마음을 건네다』(북레시피) 에세이 발간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05-30 10:58:1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우수작 그믐밤님 축하드립니다. 좋은 시 자주 뵙기를 소망합니다
우수작,가작에 드신 문우님들 축하드리며
심사를 맡아주신 윤성택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한 달 동안 좋은 시 주신 모든 문우님들 고맙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믐밤님...조근조근 풀어 준 봄날이 착 감기더니... 축하합니다
외 선 드신분들 축하합니다
리트머스를 받아 들고 숙독했던
윤성택시인님...선평 감사합나다.
저무는 봄밤에 좋은시 많이 쓰세요. 문우님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리 눈 비비고 찾아봐도 내 이름은 없네
우왕
아고 어쩌지 어쩌나 산저기도 없고 임기정도 없고
더더욱 산적도 없네
그렇지만
선 드신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심사해주신 윤성택시인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에 드신 문우님들 축하드립니다.
저도 모르고 지나친 깜짝 놀랄 작품이 많네요,,
그믐밤님의 봄날을 읽어보다
/소년이 타고 가는 자전거 바퀴살에/ 빠르게 감겼다 풀리며 /희고 빛나는 눈부신 시간/
대목에선 눈을 잠시 감아야 했습니다..
수고하신 윤성택시인님께도 시마을 식구로서 감사드리며,
시마을을 찾는 문우님들 모두
시와 함께 즐거운 일상 여시길 바랍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18년 4월의 우수작에 선정되신,
문운님 모두 축하드립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선정하신 시인님,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시인이신 윤성택 시인님이시네요.
어쩐지... 선정된 시 모두 좋았답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샤프림님의 댓글
샤프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우수상의 그믐밤님 축하드립니다
선에 드신 모든 분들도 축하드립니다
창방 3분 선생님들
심사해주신 윤성택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우수작이라는 이메징도 있겠지만,
보면 볼 수록 역시 '봄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눈과 귀를 뽁뽁 뚫어주신 윤성택 시인님의 평론에 감사드립니다.
선에 드신 모든분들, 4월의 창방에서 좋은글 보여주신 문우님들 !
오월을 기대하며 화이팅!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훌륭하신 시인님께서 시마을을 빛내주십니다.
역시 심사평도 친절하시고 많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30대의 윤성택 시인이 이제 40대 중반이 되셨을 거라는 생각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세월이라는 것은 정말 빠릅니다.
.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우수작, 우수작, 가작에 선정되신 문우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여러분.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믐밤님 최우수작 축하드립니다
우수작, 가작에 선되신 문우님께도 축하를 드리며
심사해 주시고 좋은 평을 해주신
윤성택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문우님들 건필하십시오!!
그믐밤님의 댓글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늦게나마 졸시에 후한 평을 주신 윤성택시인께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시마을 모든 문우님들에게도 늦은 인사 드립니다. 모두에게 늘 뮤즈가 함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