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신(巨身)의 꿈, 연환기(連環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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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8회 작성일 17-08-05 07:41본문
* 거신(巨身)의 꿈, 연환기(連環期)
이마 희고
파란 얼굴에
한눈은 하늘 같고
한눈은 강물 담긴 거울 같고
볼에는 황색 별점이 찍혀있고
그 입술 아래턱은 푸르며 깊은 바다에 이르고
그 코끝은 높아 흰 대륙 산에 이르니
눈썹 아래 바람은
수억만리를 간다네
광륙의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왔으매
머리끝과
발끝이 얼음에 덮였고
어깨가 약간 동서로 기울었네
이 거신(巨身)의 한 볼에 신비한 푸른 낙원이 넓게
펼쳐있고
이 거신의 코에 코끼리 붙어있고
이 거신의 입술 아래에 혹등고래 살며
인중에 호랑이가 뛰며
왼쪽 귀에는 불경 오른 쪽 귀에는 시편이 걸려있고
그 한손 안에 시경이 쥐여 있으며
그 발 아래 법전이 쌓여있네
발에 붙은 흰 소는 본래 외경에서 나왔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겠는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겠는가 할 때
동은 밝으며 서는 어두웠고
밤의 꿈들이 모두 훤한 대낮에 일어났으니
짧은 휴식과 같으며 혼몽한 꿈은 잠시 어지럽다네
깨고 나니 만물이 활력을 얻네
큰 거신의 몸 위에 작은 인간이 편안히 눕네
이때 지축을 흔드는 굉음은
나무속에 숨은 작은 새의 노래 때문이라네
예민한 귀는 마음이 가난한 자
아무도 더는 배부른 자를 불러 논하지 않네
아침에 오는 자는 시를 노래하는 자이며
침묵 속으로 지나가는 자는 큰 나무 뒤에 숨어있고
거신의 목의 빛은 밝고 희며 빛 속은 보이지 않누나
또 세상이 그 빛 속에서 나온다네
빛이 말할 때 흰 소와 그 흰 책은 가져가네
빛이 잔잔한 강물을 손으로 튕길 때 비파와 피리 소리
입에 피리를 문 자 인어의 몸, 강으로 돌아가며
손에 비파를 든 자 사자의 몸, 들로 돌아가며
기다리는 자 높은 영감을 얻으리
지혜는 거신의 양 눈 밑에서 이어져 코 밑까지 감춰져 있네
시를 노래하는 자, 소란을 듣는 자이며
깊이 생각하는 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자라네
“오, 이 거신의 빛에 감싸인 몸 중에
나머지 옷을 누가 입힐 것이랴?” 묻는 중에
나는 화들짝 놀라 땅에서 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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