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우는 계절이 온다면,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숨어서 우는 계절이 온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1회 작성일 17-09-24 13:05

본문



              
          


               숨어서 우는 계절이 온다면,

                   




매미들이 바닥에 떨어져도
쉽게 끝나지 않던 여름
죽음 위로 쌓이는 그림자마저 
누군가의 실루엣처럼 뜨거웠다면
죽은 육신의 온도, 라고 하자
고목을 끌어안고 최선을 다해 
제 몸을 떨어댔던 삶이었다면
걸리버 여행기처럼
어떤 소인국의 제물이 되어도
그건 아름다운 퇴장, 일 수 있어


웅크려 앉아
입술이 아닌 가슴으로 울어야하는
한 여자의 밤은 어떤가
풀숲에 숨어 우는 귀뚜라미마저
혼신을 다해 날개를 떨고 있는데


쉽게 꺼낼 수 없겠지
오직 그녀의 이야기는
등댈 수 있는 부엌만이 들어줄 수 있다, 라고 결론짓자
꾹 참아왔던 날들은
밤새 숨어있던 먼지처럼 
창문을 파고드는 이른 햇살에 발각되고 나서야
홀연히 사라질 슬픔들


매미들이 바닥에 떨어져도
끝나지 않던 여름
얌전히 죽은 매미가 
가로수를 기어오르는 상상을 해
우글대는 소인국의 제물에서 벗어나
초여름으로 돌아가는
아니 요람의 땅으로 들어간다면
다시 그 세월을 버틸 수 있을지


가로수 간격으로 죽은 매미들을 발견할 때
나는 낙엽이라 생각했어 
시나브로 가을은 오고 있었지만
그 고독이라 불리우는 계절의 절정이 
시작보다 먼저 닥쳐온다는 상상을


모기에 물려 자다 깬 날
손가락과 복사뼈가 몹시 따거웠지
부어오르는 살점은 낙엽처럼 바스락거렸지
긁어댈수록 더 큰 무덤이 되어버렸어
습관을 주고 가버린 사람이 떠올랐고
긁어댈수록 더 큰 단풍이 되어버렸어


#


침묵만을 들어주는 까만 아침은
소리가 아니라 
생각이 돌아다니는 시간
밖으로 나가서
살아 움직이는 그림자를 찾아보는 거야


어둠이 완전히 걷히기 전
희미한 가로등을 통해서
나에게 달려오는 그림자를,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09-26 19:08:09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건 1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 01-12
27
제목없음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5-12
26
기형로봇Z 댓글+ 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0 01-03
25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 04-08
24
암실에서 댓글+ 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10-05
2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07-31
22
유리나무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06-09
2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05-26
20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 04-25
19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03-22
18
나의 마감법 댓글+ 4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5 0 02-26
17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0 01-09
열람중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 09-24
15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0 08-25
14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6 0 07-12
13
동물원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5 0 06-15
12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3 0 05-23
1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1 0 05-06
10
하나빼기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0 04-26
9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1 0 04-04
8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8 0 03-16
7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7 0 03-04
6
누드 크로키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0 02-14
5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01-28
4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0 01-07
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0 10-17
2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06-19
1
아날로그 TV 댓글+ 1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 03-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