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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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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90회 작성일 15-11-15 21:14

본문


       
             그늘


시대의 死因이 없는 수상한 죽음, 인과율이 자연의 질서라면 
너는 비워둔 저녁시간을 위한 독서다. 

우리는 어떻게 세월을 함부로 건너 뛰려 하는 걸까? 

몰래 죽은 숱한 요절들 사이로 비내리고 꽃이 핀다. 
바람이 불면 잎이 떨어지고 해돋는 하늘엔 허연 달이 변사체처럼 떠다닌다. 

낮달은 수상한 시절들에 대한 잠 못드는 뒤척임같은 것이다. 
의문사당하는 진실들은 늘 어제의 지면 속에 숨어 있어서 어지러운 표제와 크고 작은 사각들 사이로 미로를 헤매는 몰모트처럼 눈알을 떼굴떼굴 굴려야 한다. 

삶이 아직 죽음과 관련없어 보일 때마다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섬들이 숨어 사는 절해의 너머 이상향을 가끔 생각할 뿐, 환절기라서 몸에서는 하루종일 기침소리만 들려온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그늘 속이었고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늘의 가내수공업 그늘의 할당량 그늘의 손놀림 그늘의 댓가 그늘의 잔업 그늘의 야근 그늘의 철야 그늘은 제 몸 위에다 해먹 하나 걸지 않았지만 어떤 놈들은 그네 위에서 일생을 산다. 
저녁의 빈곤을 술먹이기 위해 모이는 일근 노동자들이 선술집에서 둘러앉아 울퉁불퉁한 이마에 빨간 숯불을 쬐고 있다. 
기름을 흘리며 익어가는 비계덩이같은 학습당한 욕망들이 타클라마칸의 불판 위에서 뒤집어지며 탄다. 
얼마나 마시면 비로소 사막이 보이는 것일까, 
취할 수록 경건해져서 야채만 씹고 있는 친구는 오아시스에 당도한 낙타같다. 
낙타 눈썹 아래로 그늘이 떨어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8 21:36: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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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설기로 전달할 사유를 다 전한 시 한 편 읽습니다
직조한 언어의 씨줄과 날줄이 팽팽합니다
좋은시 자주 창작방에서 만나길 바랍니다.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님, 관심과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스스로에게 언어의 운용에 있어서 더욱 치열하고
엄중해야 겠다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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