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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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39회 작성일 18-01-05 02:02본문
조기매운탕/하올로
굴비들이 엇갈려 누워 있습니다
머리가 이쪽으로인 굴비와 저쪽으로인 비굴이
지푸라기에 묶여 있습니다
굴비의 은비늘을 벗기고
비굴의 내장을 들어내고
이렇게 차마 꿇을 수 없는 무릎에 비린내를 묻히며
한소끔 자작하니 지져놓으면
누추도 끼니가 될 수 있을까요
비굴로 묶여도 괜찮을 것입니다
굴비로 묶여도 괜찮을 것입니다
한 무리의 조기떼 같은 날들이
엇갈리게 누워 아귀를 맞추어 한 두름입니다
다급한 숟가락들이 휘휘 내젓습니다
내려다보던 저녁이
은비늘을 드러내 반짝이기 시작한 것도 그 순간이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10 14:57:5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러지 마세요. 매운탕이 맹탕이 되어서야....쩝.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하면 욕 처배이 듣겠지요.
그런데 누가 썼느냐에 따라, 동일인의 다른 작품들에 비추지도 않고
시를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비얍게 유희를 목적으로 쓸 경우도 있겠지만, 배우는 입장에서는 늘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읽는 게 버릇입니다.
조기 아니더라도 시포의 증언을 받아 적기 위해 주말엔 장 구경을 가겠습니다.
하올로님, 오늘은 소한 집에 머물러도 좋습니다.
제가 조금 전 장작 불에 남풍을 불어넣어 구들장이 뜨끈뜨끈 할 겁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굴과 굴비로 삶을 쓴 밥상을 받아들고 읽으니
저절로 간이 맞습니다.
왜 이리 한숨이 나려 하는지 모르겠네요.
오가는 젓갈에 시답지 않은 시가 작을 떼는데
거기 젓갈 들고 앉은 저로 읽히니.
즐감하였습니다.(--)
이명윤님의 댓글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굴비가 거꾸로 누웠으니 비굴이 맞네요
비싼 생선은 쳐다보지 못하고 둘둘 묶인 굴비에게 눈이 가는 일상,
어떻게 보면 하루하루가 굴비나 별반 다를 것 없는 나날입니다.
자주 느낀 것이지만
시의 지점을 찾는 시선이 남다르십니다...^^
이제 간만 약간 맞추면 좋을 작품같습니다.
하올로님의 댓글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피랑님, 박찬일님, 이명윤님...격려 감사드립니다.
생활이란 놈이 저를 데리고 다니다가 이제야 컴 앞에 앉히는데...
그것도 저쪽에서 눈알을 부라리며...재촉을 하네요 ^^
날이 춥네요. 건안하시길....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