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3] 어둠의 절반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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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1회 작성일 18-06-07 22:05본문
어둠의 절반 무렵
지친 파열음이 회색 지대를 건너 어둠조차 눕는 지경에 다다르면 허무한 경험은 한낮의 수치에서 누락된 울음으로 지상의 밤들을 먹는다
24시간 편의점은
누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음으로
손가락 끝에 매달린 중력을 저울질 하는 일
냉동실 문을 열고 너의 두께를 더듬어 보는 일
낚시줄처럼
끈에 매달린 그래프의 운율은 귀뚜라미의 곡조
개구리가 밤새 울어도
어둠의 밀도는 쏟아지는 별처럼 아직 오는 중이라는 전언
정오의 음식점 앞에 줄지어 있는
번호표의 수군거림처럼
이쑤시개 양 쪽, 쿡 찌르는 잇몸에 대하여
질긴 우렁이를 생각하며 돌아눕는 너는
나처럼
시계추처럼
기도문 소리의 경쾌한 반복을 쳐다보다가
눈 감고 너를 만질 때
손가락 끝으로 낚아 올리던 슬픔
밤은 아직
그 누군가의 많은 울음처럼 짜다고 생각한다
눈 밑에서 주름을 만지며
얇은 쪽으로 침을 묻혀 또 하나의 페이지를 넘기는,
버튼의 절반 쯤에서 간절한 너를 누락시키는 침묵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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