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생겼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45회 작성일 18-09-21 11:02본문
.....가 생겼다/ 강만호
당신, 참....
말줄임표를 따라 걷는 버릇이 생겼다
폭우로 발밑이 잠기는 날엔
징검돌로 딪는 지혜도 생겼다
혈압약과 종합 비타민과 루테인과
편두통약을 한꺼번에 삼키면
마지막 한 알이 목구멍에 걸려서
물을 한 모금 더 마시게 하는 것이다
고추잠자리 한마리
빨간 메니큐어를 칠한 검지 손톱처럼
바람의 미세한 홈 위에
긴 선형의 녹슨 잎끝을 놓으면
흘러 나오는 계절을 따라 걷는 버릇이 생겼다
머리와 허리를 숙이고 버려진 것을 주워서
이리저리 잎자루를 돌리며 오래 무심해졌다
종묘상에서 한 봉지 천원하는 말줄임표를 사고
봉지에 그려진 꽃의 파종 시기를 읽고는
던져 둔 봉지를 흔들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챠르륵 챠르륵 진공 포장에 부딪히는 소리를
적막 위에 뿌려대는 기나긴 겨울도 생겼다
참, 당신이....
영수증 절취선처럼 자를 대고 잘라내야 할
말이 생긴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28 17:32:2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인님.
" 영수증 절취선처럼 자를 대로 ...." 참 마음에 와 닿는 글귀 입니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기는 힘든 세상 입니다.
알면서도 행동하는 것은 더욱 더 힘들고요,
깊은 내명의 울림이 전하는 좋은 시 고맙게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명절 즐겁게 보내시구요
고맙습니다.
강만호님의 댓글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드립니다.
추석이라는 단어가 참 쓸쓸하게 와 닿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봉지안의 말줄임표 속으로
사그락 거리는 풍성함이
상상됩니다
참 당신이....( )...가 생겼다
말줄임표와 말줄임표 사이
수많은 말들
혹시나 겨울이 길어진다면
그 안의 따뜻한 언어들로
한장 한장 이어보심도
괜찮을듯 합니다
명절 잘 보내십시요
강만호 시인님^^
강만호님의 댓글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씨앗속에 한 세상이 압축 되어 있는것처럼
말줄임표 속에 창세기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더 말이 줄여지는 계절 입니다. 건강하십시요.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상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유의 명절 추석 잘 보내세요.
늘 건강하시고 향필하소서!!
[꿈길따라] 은파 올림```
강만호님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 그곳에는 추석 풍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추전이라도 구워서 이웃에 돌리시고
가을 저녁 보름달 뜨는 날을 큰 명절로 여기는
시인들의 나라가 있다고 전해주심도 좋을듯 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