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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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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00회 작성일 18-09-24 22:15

본문

어머니 화법

내가 중학교 때 어머니의 말은
풀보다 더 파랬다,  언제나 바람보다 더 빨리,
풀에 걸려 넘어지려는 나에게로 왔다
그 말은 한 겨울일수록 더 파랬다

내가 사회인이 되고서부터
어머니의 푸른 말은 간혹 서리를 이기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자주 가을이 가기 전에 가느다란
풀뿌리에도 걸려 넘어졌다 그래도 풀물이 들기 전에 일어났다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던 해
가슴을 도려내는 고통을 직접 경험한
어머니의 말은 늘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평형을 잃은 말에서는 더 이상 풀이 자라지 못했다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아이의 고등학교를
기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말씀
어디에서도  이젠 그 예전 풀보다 더 독한
말의 기운을 찾을 수 없다

유난히 큰 한가위 달이 더 서러운 오늘
어머니는 말보다 먼저 누우셨다
어머니의 말은 바닥을 헤맬뿐
더 이상 키를 키우지 못했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28 18:46:4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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